2020. 3. 12. 15:54ㆍ범죄자 이야기
2010년 11월 14일, ‘러시아’ ‘아카뎀고로도크’에 위치한 한 버스 정류장. 인적이 드문 이곳을 지나가던 ‘아나스타샤’는 갑작스런 충격을 받고 쓰러집니다.
두 남성이 다가왔고 두려움에 기절한 척 한 그녀를 지켜보던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눈 후 사라졌습니다.
그들이 사라지자 ‘아나스타샤’는 곧바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강도를 당하지 않았기에 단순 폭행범을 잡기 위한 간단한 수사만 시작했습니다.
10일 뒤인 11월 24일, ‘아나스타샤’와 동일한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다른 점은 범인이 이번에는 가방을 훔쳐갔다는 것.
15일 동안 3건의 범행이 인근 지역에서 일어났지만 그때까지도 경찰의 대응은 밋밋했습니다. 그들은 그저 단순 강도의 소행이라 생각했고 순찰을 강화하기는커녕 신고 당시만 일대를 돌아다녔습니다.
2010년 12월 중순, ‘다니엘’이라는 소년이 정류장 근처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됩니다. 그의 부모님은 ‘다니엘’이 스노우 스쿠터를 타고 언덕을 내려오다 넘어졌다 생각했습니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발견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다니엘’은 사망하고 맙니다. 하지만 이것이 앞선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이라는 것을 당시 사람들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다니엘’이 스노우 스쿠터를 타고 내려온 언덕이 10도 경사로 매우 완만했다는 것과 스노우 스쿠터가 전혀 망가지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경찰이 의심을 품었지만 정확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다니엘’을 시작으로 인근 일대에서 피해자가 속출합니다. 범인은 홀로 다니는 사람이나 공원에 잠들어있는 노숙자들을 타깃으로 삼았고 2011년 4월까지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합니다. (6명사망 9명부상)
그들의 공격으로부터 운좋게 살아남은 피해자들을 통해 2인조의 범행임이 밝혀졌고 몽타주가 인근에 배포됩니다. 첫 신고자는 범인의 할머니 ‘마리’(가명)였습니다.
몽타주를 본 ‘마리’는 자신의 손자와 몽타주의 얼굴이 매우 흡사하다는 걸 알게됩니다. 그녀는 곧바로 아들과 함께 손자인 ‘니키타’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그동안 ‘니키타’가 범행을 저지를 당시 촬영한 테이프와 문서 기록을 발견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결국 가족들의 권유로 ‘니키타’와 공범 ‘아르텀’은 자수했고 학교(Academy) 근처에서 저지른 범죄로 인해 그들은 ‘아카데미 매니악’이라 불리게 됩니다.
또한 그들이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매니악’(우크라이나 21)의 범행을 동경하며 모방했기에 붙여 진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멸시를 받던 이 둘은 서로 만나면서부터 다른이들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강해졌고 자신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됩니다.
온라인에서 접한 ‘우크라이나21’의 영상에 그들은 심취했고 자신들 역시 그들처럼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녁무렵 둘은 학교부터 인근 정류장까지의 길을 4시간동안 걸어 다니며 피해자들을 물색했고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겁니다.
인터넷에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묘사한 글을 남겼던 그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린 누가 살고 죽을 것인지 결정하는 신이다.”
재판에서 ‘아르텀’은 종신형을, 나이 어린 ‘니키타’의 경우 25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니키타’는 후에 항소하며 20년 형으로 감형됩니다. (??)
그들의 범행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민사소송을 냈고 법원은 2,750,000루블(2012년 당시 대략 1억원)을 보상하라 명령했습니다.
사람들을 증오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관심과 이목을 받고 싶었던 ‘니키타’와 ‘아르텀’. 그들의 소원은 이뤄졌고 지금도 감옥에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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