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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의 죽음, 경찰은 홀로 살아남은 장남을 의심하는데...

2020. 3. 8. 16:26범죄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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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620, 오전 79. ‘뉴질랜드‘ ’더니든111센터로 걸려온 긴급 전화. 전화를 건 남성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안 돼….죽었어요

 

무슨일이시죠?

 

-도와주세요 제 가족들이 모두 죽었어요

 

주소가 어떻게 되시죠

 

-Every street,

 

Every street?

 

-Every street 65번지요

 

-, 제 가족이….제발 서둘러 주세요

 

전화번호가?

 

-4..4..4..5

 

?

 

-2..7

 

454

 

-2527

 

2527…네 알겠습니다. 성이 어찌 되시죠?

 

-베인이요

 

네 출동했습니다. 금방 도착할 겁니다.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은 경찰은 곧바로 출동했고 신고했던 데이비드 베인을 제외한 그의 일가족 모두가 싸늘한 주검이 된 것을 발견합니다.

 

데이비드의 아버지 로빈 베인’(59)과 어머니 마가렛’(50), 여동생인 아라와‘(19)라니엇‘(18), 그리고 막내 스티븐‘(14). 한번에 일가족을 잃은 데이비드는 오열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조사하던 경찰은 스티븐의 침실에서 몸싸움의 흔적과 거실에 있던 컴퓨터에 [미안하다, 너만 남겨둬서]라는 글이 적혀있는 걸 발견합니다.

 

어찌보면 가족 중 한명이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신마저 스스로 죽은 듯한 느낌의 글. 하지만 경찰은 이 메모가 범인이 타겟이 되는 걸 피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홀로 살아 남은 데이비드를 의심한겁니다. ‘데이비드는 평소처럼 아침 운동을 다녀왔고 집에 도착 후 가족들이 모두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장했지만 그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범행에 사용된 총은 아버지 로빈의 것이었지만 방아쇠에 남아있던 데이비드의 지문때문에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갔습니다.

 

데이비드는 과거 아버지를 따라 토끼를 사냥하러 갔을 때 묻은 것이라 주장했지만 검찰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사건 발생 며칠 후 데이비드는 살인 용의자로 체포됩니다.

 

이 후 열린 재판에서 데이비드의 변호사는 그에게 동기가 없다는 것과 오전 645분경에 현관으로 들어가는 데이비드를 보았다는 목격자를 내세우며 그가 범행을 저지를 수 없었다 주장합니다.

 

검찰은 사건의 범인은 데이비드이며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행동했을 경우 앞선 알리바이들이 가능하다는 가설을 세웁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데이비드는 사건 당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소음기를 찬 총으로 아버지인 로빈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죽입니다. 그 후 씻고 옷을 바꿔 입은 뒤 평소처럼 산책 겸 신문을 가지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컴퓨터에 메시지를 남긴 뒤 캐러밴에서 따로 잠을 자던 로빈이 오전 7시에 기도를 하러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그마저 처리합니다.

 

모든 범행이 끝나자 데이비드111에 전화를 걸었고 로빈이 일가족을 살해 후 자살한 것처럼 꾸몄다 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었습니다.

 

스티븐의 방에서 데이비드의 렌즈가 발견된 것과 누군가 욕실을 사용한 흔적, 총에서 발견된 지문을 바탕으로 그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검찰.

 

게다가 라니엇의 친구는 그녀가 아버지인 로빈과 근친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자신에게 털어놓았다 밝히며 검찰은 이를 알게 된 데이비드가 이성을 잃고 이 같은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주장합니다. 

 

3주간 이어진 재판은 데이비드에게 불리하게 돌아갔고 결국 그는 16년 후에나 가석방 신청을 할 수 있는 종신형을 선고 받습니다.

 

데이비드는 항소했고 그를 믿는 지지자들은 시민 운동을 벌였지만 13년 후인 2007515일이 돼서야 그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게 됩니다.

 

후에도 그는 지속적으로 명확한 물증 없이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간 것에 대해 억울하다며 재심을 신청했고 결국 20093월 무죄를 선고 받습니다. 15년만에 받아낸 무죄 선고였습니다. 

 

13년의 인생을 감옥에서 허비한 데이비드는 정부로부터 925,000달러(11억원)를 보상 받았고 사건은 그의 아버지 로빈의 범행으로 판결나며 마무리 됐습니다.

 

재판에 쓰인 비용만 해도 총 700만달러(83억원)로 이는 뉴질랜드사법 역사상 가장 비싼 재판으로 기록되며 데이비드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