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1. 14:31ㆍ범죄자 이야기
범죄자들 중 현장에 표식을 놔두어 자신의 범행을 알리는 이들이 있다. ‘립스틱 킬러’라 불린 ‘윌리엄 헤이렌스’ 역시 그러한 부류였다.
1928년 11월 15일, ‘일리노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때부터 부모님의 가정불화와 가난으로 인해 자주 집밖으로 떠돌아 다니며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소매치기를 주로 하였고 무기류들을 훔쳐 한곳에 모아두곤 했다. 13살에는 총을 휴대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그가 그동안 모아두었던 무기들을 압수당한다.
11건의 절도 혐의에 대해 죄를 인정한 그는 불량 청소년 교정학교인 ‘기보트 학교’로 보내졌지만 얼마 후 도둑질을 하다 체포되 또 다른 교정 시설인 ‘베데 아카데미’로 보내진다.
그는 그곳에서 3년을 보냈는데 교육 과정 중 수학, 생물학, 사회, 과학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를 가르치던 선생들은 시카고 대학의 특별 학습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16살인 1945년부터 특별 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윌리엄’은 학비를 벌기 위해 대학에서 안내원이나 사무원으로 일하였고 항상 밝은 모습에 똑똑하고 잘생긴 그는 학생들과 교수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의 숨겨진 다른 모습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1945년 6월 5일, ‘조세핀 로스’(43세)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다. 그녀의 손에선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머리카락이 발견되었고 도난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세핀’의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였으나 대부분 알리바이가 있거나 검은색의 머리가 아니였기에 머리카락 외에 별다른 증거를 남기지 않은 범인을 특정하기란 어려웠다.
그해 12월 10일, 인근 지역에서 ‘프랜시스 브라운’(33세)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다. 집안에 있던 귀중품은 ‘조세핀’때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남아있었다.
한가지 다른점은 ‘프랜시스’의 아파트 벽에는 립스틱으로 메시지가 적혀있었다는 것이다. 범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현관에서 피 묻은 지문을 발견하였고 도주하던 범인을 목격한 사람도 나타났다. 목격자는 총소리가 난 후 35~40세 정도의 남성이 화를 내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고 증언하였다.
1946년 1월 7일, 6살의 ‘수잔 디그넌’이 1층에 있는 그녀의 방에서 사라졌다. 창문 밖에는 사다리와 몸값을 요구하는 쪽지가 놓여져 있었다.
여러 번 몸값을 요구하는 한 남성의 전화가 ‘수잔’의 집으로 걸려왔지만 위치를 추적하기도 전에 끊겼기에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수잔’의 아버지는 ‘물가 관리청’(OPA)의 고위 간부였고 당시 OPA는 유제품 배급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기에 이를 반대하는 자들로부터 협박성 편지를 받기도 했었다.
‘수잔’이 사라지고 며칠 후 수사 당국은 익명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의 내용은 ‘수잔’의 집 근처 하수구를 살펴 보라는 내용이었고 그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하수구로 향하게 된다.
결국 ‘수잔’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고 범인이 OPA에 불만을 가진 자들 중 한명일 것이라 판단한 경찰은 의심가는 용의자들을 심문하기 시작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심문을 받기 위해 경찰서를 들락거렸고 거짓말 탐지기 검사까지 동원되었으나 범인이라 단정 지을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용의자 중에는 ‘수잔’이 거주하던 건물의 관리인인 ‘헥터 버버그’(65세)도 포함되어 있었다.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은 48시간동안 ‘헥터’를 구타하며 진실을 말하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헥터’는 자신이 절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하였고 풀려난 그는 심문도중 당한 구타로 인해 병원에 10일간 입원하게 되었다.
후에 ‘헥터’는 경찰을 상대로 소송하여 15000달러를 받아내었다. ‘헥터’ 외에도 무고하게 체포당해서 범인으로 몰린 사람들이 생겨났고 이 일로 경찰들은 많은 비난을 받았다.
1946년 6월 26일, 어느 한 아파트의 뒷골목에서 건물로 침입하려던 남성이 건물 관리자에 의해 발각된다.
남성은 총을 들고 있었고 이상한 말을 중얼거렸다. “내가 나가게 해줘, 아니면 내가 네 속에 넣어 줄게!”. 관리자가 그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사이 그는 도망간다.
하지만 잠시 후 다른 건물에 숨어있던 그를 발견한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였고 그는 체포되었다. 남성은 ‘윌리엄’(17세)이었다.
그의 지문을 확인하던 경찰은 ‘프랜시스’의 집에서 발견되었던 지문이 그와 일치하는 것을 보고 앞서 일어났던 2사건(아파트에서 사망한 여성)의 범인이 ‘윌리엄’이라 생각하였다.
그는 6일동안 심문을 받았고 그동안 부모님이나 변호사와의 접견이 금지되었다. 그는 ‘펜토날 나트륨’(자백 유도제)을 주사 받으며 심문 받았는데 2건 살인을 포함하여 ‘수잔’의 살인 역시 그의 범행이라 밝혔다.
그는 살인을 한 것은 자신이 아닌 내면에 있는 ‘조지’라는 다른 인격이라 자백했다. 그의 자취방에서 나온 물건들은 그가 범인임을 확증하는 증거가 되었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이 상상의 친구를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윌리엄’이 반사회적 감정과 행동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인격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변호인단은 ‘윌리엄’이 범인임을 확신하였고 사형 집행을 막기 위해 유죄 협상을 제안한다.
그 당시까지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그동안 했던 자백은 약물에 의한 거짓 자백이라 주장하던 ‘윌리엄’도 결국 모든 것을 시인하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숨긴 장소를 자백하였다.
경찰은 지하철 선로 근처에서 그가 말한 흉기를 찾을 수 있었고 결국 ‘윌리엄’은 종신형을 선고 받는다. 1946년 9월에는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고 2012년 3월 5일,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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