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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이야기] 싱가포르 택시기사 살인사건

2020. 12. 10. 20:26범죄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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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사는 20년 지기 택시 운전사 유엔 스위 홍은
2009년 4월 11일, 그날도 어김 없이 손님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싱가포르에 관광을 하러 온 이들이 많았기에 피서지 인근을 돌아다니던 그는
멀리서 택시를 부르는 손님을 발견하고 차를 세웁니다.

택시에 탄 손님은 인근에 괜찮은 레스토랑으로 가달라 말했고
유엔은 그때까지도 별 생각 없이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달리는 차에서 유엔은 손님에게 말을 걸어 보았지만
그가 무뚝뚝한 단답으로 귀찮음을 표현하자 이내 그만 두었습니다. 

레스토랑에 도착할 무렵, 손님은 검은 장갑을 끼고 흉기를 꺼내 유엔에게 말했습니다.
살고 싶으면 돈을 내놓으라고 말이죠. 그는 손님으로 위장한 강도였던 겁니다.

조금만 더 가면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큰 길목이 나오지만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해변 인근의 한적한 도로였기에 유엔은 순순히 돈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유엔이 수중에 돈이 별로 없다며 푼돈을 건네자 강도는 화를 냈고
그로 인해 서로 실랑이를 가진 둘은 결국 몸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강도의 흉기가 그의 몸을 관통했고 쓰러진 유엔은 어떠한 미동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도는 그런 유엔을 어깨에 메고 숲 안쪽으로 사라졌다가 잠시 후 홀로 돌아왔습니다.  

강도는 해변에서 대충 혈흔을 지운 뒤 유엔의 택시를 인근 주차장에 버렸고
신용 카드 기계의 전선을 잘랐습니다.

후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가 신용 카드 기계의 전선을 자른 이유는 GPS장치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그때 그는 정신이 없었다 주장했습니다. 

강도질을 벌였던 남성은 취업비자로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온 왕 웬펑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왕은 돈이 될만한 물품을 챙겨 달아났는데 그 중에는 핸드폰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오전 9시 무렵 유엔의 핸드폰이 울렸고 왕은 태연하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유엔의 아내 찬이었습니다.  

왕은 남편을 자신이 데리고 있으니 안전한 귀가를 원한다면 15만 달러를 가져오라 전했습니다.
마치 유엔이 아직 살아있는 것처럼 말이죠.

찬은 그러한 돈이 없다 말하며 제발 남편을 돌려달라 말했지만
돈을 준비하라는 퉁명스러운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습니다.

그 사이 찬은 경찰에 연락했고 오전 11시 무렵 왕이 두 번째 전화를 걸어왔을 때
우선적으로 8만달러를 모았다며 경찰의 지시대로 그를 유인하려 했습니다.

오후 3시 무렵 세 번째 전화를 한 왕은 지정한 기차역에 돈을 가져오라 말하며 끊었지만
다시 전화를 걸어 계좌로 송금해달라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왕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고 사건 발생 이틀 뒤인 4월 13일,
공항 인근에 있는 환전소에서 체포됩니다. 

그의 손에는 4월 14일 중국행 비행기표가 들려있었다고 합니다.

왕이 유엔의 시신을 유기한 숲의 정확한 위치를 기억 하지 못했기에
유엔의 시신을 찾기 까지는 4일이라는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심문 도중 왕은 자신이 유엔을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서로 몸싸움을 벌이던 도중 그러한 사고가 발생했다 주장했습니다.  

저는 그를 찌르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가 내 팔을 뒤로 당겼고 그 후 그가 움직이지 않았어요.
제가 그를 찔렀는지 확실하지 않아요. 그때 저는 매우 혼란스러웠거든요.

하지만 유엔을 검시한 검시관은 그의 몸에 나있는 상처가
뒤에서 공격 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주장했습니다.

즉, 뒷좌석에 있던 왕이 운전석 의자를 관통해 무방비의 유엔을 공격했다는 것.
그의 말처럼 운전석 의자에는 당시 상황을 말해주듯 흉기가 관통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왕과 함께 방을 쓰던 이는 4월 10일 저녁 외출하는 왕에게 어딜 가냐고 물었을 때 
그가 ‘강도’라 답했는데 당시에는 그저 말장난이라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법정에 증인으로 선 왕의 부인은 중국에 있는 시어머니가 암에 걸려
수술을 위해 많은 돈이 필요했는데 절박했던 그가 그러한 행동을 한 것 같다 밝혔습니다.

결국 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그에게 사형을 선고합니다.

당신은 유엔을 살해한 것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에게 그가 살아있다는 거짓 희망을 주었습니다.
거금을 지불하면 남편을 볼 수 있다는 거짓된 희망을 준 것은
유가족들에게 더 큰 고통을 남기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2013년에 특정 범주의 살인에 대해 사형 또는 종신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으로 인해 왕은 24대의 태형과 종신형으로 감형됩니다. 

감형 사유는 계획적 살인이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수술비를 위해 큰 돈이 필요했던 왕. 자신의 가족이 소중하면
남의 가족 역시 소중하다는 것을 그는 평생 감옥에서 되뇌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