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3. 09:40ㆍ범죄자 이야기
양들의 침묵. 다들 들어보셨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는 최고의 심리학자이자 법의학자이며 식인마인 한니발 렉터가 등장합니다.
멕시코 작가인 호세 루이스 칼바 제페다는 그런 한니발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허구 인물인 한니발에 심취해있던 호세는 어느 순간부터 그를 추종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한니발에 빠져든 호세는 점점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했고
결국 한니발이 했던 행위를 현실에서 재연하고 마는 범죄자가 됩니다. 식인을 말이죠.
호세의 어린 시절은 대부분에 범죄자들의 어린 시절처럼 불우했습니다.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셨던 그는 형의 친구에게 자주 몹쓸 짓을 당하곤 했습니다.
성인이 된 후 마음이 맞는 여성과 결혼을 해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나 했지만
불화 끝에 결국 이혼을 했고 아내는 자식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납니다.
이때부터 그의 우울증은 심각해져 갔습니다. 소설가이자 시인이었던 그는
자신의 슬픔을 글로 표현하며 풀려했지만 그것 만으로는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순 없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던 호세는 어느 날 보게 된 영화에서
한니발이라는 인물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 뒤부터 호세는 자신의 소설과 시에 해괴한 내용을 포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썼던 글의 제목은 ‘식인 본능’
식인에 대한 고찰을 비롯해 생생한 내용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그에게
경험담이냐며 농을 던지곤 했지만 그때마다 그는 영화 대본이라며 웃고 넘겼습니다.
2004년, 멕시코시티의 한 골목에서 베로니카 마르티네즈라는 여성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됩니다.
평소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도 완만했던 그녀였기에
범인이 별다른 증거를 남기지 않았던 이 사건은 용의자도 특정하지 못한 채 미제사건으로 남습니다.
2007년 10월 6일, 약사였던 알레한드라 갈레아나라는 여성이 실종되면서
그녀의 남자 친구였던 호세는 유력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과거 베로니카 사건을 맡았던 경찰은 그녀 역시 약사였고
호세의 여자친구 였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두사건의 공통점인 호세를 주목했습니다.
10월 8일, 경찰이 호세의 집에 방문했을 때 그는 경찰을 보자마자 창문으로 뛰어 내려
도망가려 했지만 바로 붙잡혔습니다. 그의 방에는 사망한 알레한드라가 있었습니다.
호세는 체포 당시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프라이팬에 담긴 고기를 DNA분석한 결과 알레한드라와 일치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알레한드라를 죽인 것은 맞지만
식인을 할 생각은 절대로 없었고 단지 개에게 먹여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그가 요리할 때 준비했던 레몬을 비롯한 향신료를 증거로
그가 인간으로선 해서는 안되는 짓을 하려다 붙잡힌 거라고 반박합니다.
2007년 12월 11일, 3건의 살인에 대해 유죄를 판결 받았던 그는 형을 기다리는 동안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됩니다. (2004년에 다른 한 건 추가)
어떤 이들은 그가 3명 이상의 피해자를 냈을 거라는 주장을 했지만
그가 사망한 지금 더 이상 밝혀진 내용은 없습니다.
그가 불우한 삶을 살긴 했지만 자신이 불우했다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에 정당성이 부여되진 않습니다.
환상에 빠져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했던 호세.
그는 결국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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