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8. 13:08ㆍ범죄자 이야기
앞서 보신 영화는 1944년, 조지 큐커 감독에 의해 만들어 진
가스등(Gaslight)이라는 영화입니다.
1938년 제작된 연극 가스등(Gaslight)을 각색해 영화화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몰입도 높은 스토리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에서 그레고리라는 남성은 조지 폴라가 상속 받은 재산을 훔치려는 도둑입니다.
그는 온갖 속임수와 거짓말로 멀쩡한 조지가 정신에 이상이 있다 믿게 만들었습니다.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희미하게 해두고 조지가 어둡다고 말하면
“당신 좀 이상하네? 뭐 문제있는거 아냐?”라며 핀잔을 주기도 했고
주변 환경과 소리를 교묘히 조작해 현실감을 잃게 만들어
자신을 의지하게 만들려는 그의 모습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타인을 정신적으로 학대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인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여기서 생겨났습니다.
현실에서도 가스라이팅을 사용한 범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영국, 메이즈 모레턴에서 69세의 피터 파르쿠르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됩니다.
그의 죽음은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기록됐고 지인들의 슬픔 속에서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그때까지는 아무도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 후 피터의 약혼자 벤 필드가 체포되면서 모든 것이 밝혀집니다.
피터가 벤에 의해 죽임 당했다는 사실이 말이죠.
벤은 재산을 노리고 피터에게 접근해 정신적 압박을 줬습니다.
지속되는 가스라이팅에 피터는 피폐해 졌지만 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피터가 마지막 끈은 놓치 않자 2015년 결국 벤은 그를 살해합니다.
그의 방에 위스키 한 병을 두고 자살이나 사고사로 보이게 한 뒤 말이죠.
그의 계획은 성공했고 피터는 그렇게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여겨지며
모든 사건이 묻히나 싶었지만 벤의 더욱 큰 욕심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는 피터의 재산을 차지한 뒤 또 다른 대상을 물색했고
이웃 주민이었던 무어 마틴을 그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지속되는 벤의 가스라이팅에 무어 역시 정신적 압박에 시달렸지만
이를 눈치챈 지인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벤은 체포됩니다.
그로 인해 피터의 죽음까지 밝혀지며 벤은 살인죄와 살인미수죄로 기소됐습니다.
벤은 최소 36년 후 가석방 신청이 가능한 종신형을 선고 받았고
그렇게 자신의 욕심에 모든 것을 드러낸 남자는 꼬리가 잡히며 철창에 갇히고 맙니다.
법무부 장관은 “벤은 잘 연습된 유능한 거짓말쟁이이며
위험한 범죄자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인터뷰 했습니다.
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는 증명하기도, 처벌하기도 어렵습니다.
심지어 당하고 있는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영화나 실제 사례에서도 그렇듯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범죄가 사라지길 바라며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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