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 15:43ㆍ범죄자 이야기
1979년 8월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에다 케인은
타말파이스산 기슭에 있는 공원 산책로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남편이나 지인과 함께 운동을 했지만 그날은 다들 시간이 맞지 않았기에
에다는 홀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에다의 남편은
그녀가 저녁 늦도록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혹시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 밖에 일을 보러 나갔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녀의 차가 차고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자 그는 더욱 불안해집니다.
결국 그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에다가 공원에서 운동을 하다 쓰러져 숲 안쪽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었기에 경찰은 수색견을 동원해 인근 일대를 수색하기 시작합니다.
남편은 아내가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하며 밤을 보냈지만
다음날 공원 안쪽 숲에서 에다는 사망한 상태로 발견됩니다.
그녀의 몸에 남은 타살의 흔적, 범인은 에다의 안경과 10달러를 가져갔지만
손에 있는 보석이 박힌 반지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단지 10달러를 위해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은 경찰은
에다의 원한 관계를 조사해 봤지만 별다른 소득은 얻지 못합니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무차별적 범행이라 생각했고
공원으로 외출하는 것을 삼가기 시작합니다.
에다가 운동을 할 당시 그녀를 본 목격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파란색 짙은 재킷을 입은 35세 가량의 남성이 그녀를 뒤쫓아 갔다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범인을 특정 짓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범인이 사용한
총기류를 제외하곤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한 상태로 시간은 흘러갑니다.
1980년 3월, 타말파이스산을 오르던 등산가가
공원 안쪽 숲에서 누군가에게 공격 당하는 여성을 발견합니다.
범인은 등산가가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범행을 저지른 뒤 도주했고 등산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이미 현장에서 사망해 있는 여성을 발견합니다.
등산가는 범인이 어두운 머리에 하이킹 부츠를 착용했다 밝혔습니다.
그날 공원 인근에서 수상한 남성이 목격됐는데
그는 비가 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비를 입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또 다른 여성이 공원에 홀로 조깅을 하러 나갔다 사망한 상태로 발견됩니다.
그녀의 몸에 남은 흔적은 에다에게 남아있던 흔적과 비슷했습니다.
이번에도 별다른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조디악의 범행이라 말했지만 터무니없는 헛소문에 불과했습니다.
사건을 조사한 더글라스라는 프로파일러는 범인이 이 지역에 익숙한 사람이며
은둔적이고 다른 이들과 이야기 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합니다.
사람들은 더글라스가 범인이 언어 장애가 있을 것이라 추측한 것을 수상히 여겼습니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더글라스가 그런 결론에 도달할 이유가 보이지 않았기때문이죠.
하지만 그는 인적 드문 장소와 접근 방법, 범인이 피해자를 유인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선 활동하지 않은 점등이 어느 정도 수줍음이나 수치심을 나타낸다고 설명합니다.
더글라스는 이것이 신체적 병 때문이라고 믿었습니다. 누군가를 제압한다는 것은
범인에게 있어선 자신의 장애에 대한 보상 의식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막상 범인에 대한 유추는 되었지만
이와 일치하는 주민이나 인근에 거주하는 과거 범죄자들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1981년 3월 29일, 범인이 한가지 실수를 하게 됩니다.
범인에게 공격 당한 인물이 살아남으며 그의 인상착의가 드러난 겁니다.
그날 대학생 엘렌 마리 한센과 스티븐 하틀은
‘헨리코웰레드우드 주립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망대 인근에서 한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왔고
스티븐은 그에게 공격 받았지만 마침 주위에 있던 다른 등산객이 다가오자 범인은 달아납니다.
스티븐은 범인이 50대에 머리가 벗겨진 남성이고 어두운 안경과 야구 모자를 쓴
5~6피트(152~182cm)의 키에 170lb(77Kg)정도로 보였다 진술했습니다.
목격자들은 빨간색 차를 몰고 도망가는 범인을 보았고
경찰은 인근에서 그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그들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의 몽타주가 만들어졌습니다.
경찰은 몽타주를 여러 방법으로 변형 시켜 신문에 실었고 며칠 후 한통의 제보 전화를 받습니다.
제보자는 26년전에 일본으로 크루즈 여행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딸을 괴롭힌 유람선의 사무장 데이비드 카펜터가 범인의 과거 몽타주와 닮았다 주장했습니다.
딸에게 추근거리며 그녀가 가진 책에 자신의 서명을 남겼고 언어 장애가 있는 듯
더듬거리며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려 했기에 기억에 남았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었습니다.
언어 장애를 갖고 있으며 몽타주와 닮은 남성. 경찰은 그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캘리포니아 북부에는 데이비드 카펜터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지만 범인의 꼬리는 생각보다 쉽게 잡힙니다.
1981년 5월 2일, 해더 록산 스캐그스라는 여성이 실종되면서 말이죠.
해더는 그날 남자친구에게 중고차 구입을 위해
데이비드 카펜터라는 남성을 만나러 간다고 말한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이 지나도 해더가 돌아오지 않자 남자친구는 데이비드를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녀를 본 적 없었다는 것 뿐.
결국 그녀의 남자친구는 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데이비드 카펜터라는 이름에 주목했습니다.
언어 장애를 가진 50대의 머리가 벗겨진 몽타주와 일치하는 남성.
그의 차량이 붉은색으로 확인되자 경찰은 그가 공원에서 범행을 저지른 남성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데이비드는 곧바로 체포됐고
목격자들은 그가 공원에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이 확실하다는 증언을 했습니다.
5월 24일 한 공원에서 데이비드를 만나러 나갔던 해더가 사망한 상태로 발견됩니다.
모든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데이비드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앞선 피해자들의 몸에 남아있는 그의 흔적과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인해
1984년 7월 6일 데이비드는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그러나 그의 범행으로 보이는 다른 사건들 때문에 그는 사형을 선고 받은 상태로
지속적으로 심문을 받게 됩니다. 그때마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2009년에는 피해자들의 몸에 남은 범인의 DNA가 그와 일치한다는 증거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 있었기에 데이비드의 형 집행은 지속적으로 미뤄졌습니다.
올해 90세가 된 데이비드. 그의 범행이 확실하지만 물적 증거가 나오지 않은
2건의 사건 때문에 그는 아직도 산 쿠엔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1960년에 그는 한 여성을 공격한 이유로 7년의 감옥 생활을 보냈고
1970년에 또 다른 범죄 행위로 7년의 징역을 선고 받았던 범죄자였다.
한 때 데이비드가 조디악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조디악이 활동했던 시기에 그는 감옥에 수감돼 있었다.
정확한 물증이 나온 지금도 연방 법원을 통해 항소를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데이비드는
결국 죽을때까지 자신의 죄를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범죄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인자 이야기] 만약 그들이 멈췄더라면.. (0) | 2020.08.06 |
---|---|
[살인자 이야기] 저는 그날일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0) | 2020.08.04 |
[살인자 이야기] '제시카법'을 아시나요? (0) | 2020.07.30 |
[살인자 이야기] 자신의 범행 자백을 철회한 남성 (0) | 2020.07.28 |
[살인자 이야기] 당신은 그냥 떠날 수 있었습니다. (0) | 2020.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