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8. 20:00ㆍ범죄자 이야기
제가 집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는 땀에 젖어 있었고 바지에 붉은 자국이 묻어있었습니다.
그는 내 팔을 잡고 어머니가 날 보길 원한다며 욕실로 데려갔습니다.
욕실 안에선 물소리와 아버지의 “넌 게으름뱅이야“라는 소리가 들려왔고
잠시 후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쓰러져 있는 어머니였습니다.
아버지는 절 보며 방으로 돌아가 경찰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아버지가 전화를 받으러 간 사이에 전 도망쳤습니다.
법정에선 ‘멜로디 쿨리’가 증언한 내용입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한때 ‘웨스턴 스윙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가 ‘스페이드 쿨리’였습니다.
배우로도 성공한 인물이었던 그가
아내의 살인죄로 법정에 서게 되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그의 두 번째 아내인 ‘엘라 매 쿨리’는 15년 전 가수로 활약했던 여성이었는데
인기 있던 그녀를 ‘스페이드’는 항상 바람을 피운다 의심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지쳐 ‘엘라’는 이혼을 요구했고 그로부터 한 달 후 911센터로
자신의 아내가 욕실에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 대원은 신고자가 유명한 ‘스페이드’라는 것에 놀랐고
쓰러져 있는 ‘엘라’를 보고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욕실에서 스스로 쓰러졌다는 ‘스페이드’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게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엘라’의 몸에 남은 상처는 심각했습니다.
“누군가 그녀를 구타했다.”라 생각하며 구급 대원은 ‘엘라’의 상태를 살폈지만
이미 손을 쓰기에는 늦어보였습니다.
그 옆에선 ‘스페이드’가 연신 눈물 흘리며 “사랑해, 제발 죽지마.”라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무미건조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이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엘라’는 몇 분 후 사망합니다.
그녀의 몸을 살펴본 의사는 외부 폭력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밝혔습니다.
경찰은 당연히 ‘스페이드’를 의심했습니다.
배우 이전에 연주가였던 그의 손은 무언가를 때린 것처럼 부어올라 있었거든요.
그는 ‘엘라’의 몸에 남은 멍자국이 얼마 전 그녀가 움직이는 차에서 뛰어내렸을 때
발생한 것이고 오늘 샤워를 하다 머리를 부딪혀 쓰러졌다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 남은 타박상과
딸인 ‘멜로디’의 증언으로 인해 ‘스페이드’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됩니다.
법정에 선 그는 ‘엘라’가 ‘로이 로저스’와 바람을 피웠다 말한 뒤 샤워를 하러 갔고
잠시 후 큰소리가 나 욕실로 가보니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엘라’를 보았다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딸인 ‘멜로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얼마 전 그녀에게 남자들과
데이트하는 것을 금지했던 것에 자신에게 화가나 그런 거짓 증언을 한 거라 말합니다.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에 검찰은 ‘엘라’의 몸에 남은 흔적이 사람의 구타에 의한 것이지
돌부리 같은 무언가의 외부 충격에 의한 흔적이 아니라는 증거를 가져왔습니다.
재판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그는 법정에서 몇차례 기절하며 자신의 정신이 이상하다 호소했지만
세 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검진한 결과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게 됩니다.
결국 그는 범행을 인정하며 고의적인 범행이 아니었다 주장했지만
검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범행은 6시가 좀 넘어서 일어난 것에 반해 신고 전화가 걸려온 시간은 11시였습니다. ‘엘라’를 검진했던 의사는 그녀가 일찍 병원에 왔다면 살 수 있었다 밝혔고요. 즉 5시간동안 당신이 그녀를 방치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살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고의적인 범행입니다.
1961년 8월 19일, 결국 그는 종신형을 선고 받습니다. 1965년에 ‘스페이드’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모범수였던 그는 60번째 생일인 1970년 2월 22일에 가석방이 예정돼 있었는데
1969년 11월 23일에 열린 복리 후생 콘서트에 참여했다 심장 마비로 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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