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6. 19:00ㆍ미스터리 & 공포
‘지미 호파’는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1900년대 중후반에 ‘미국’에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노조 운동을 벌이며 자신의 기반을 착실하게 다듬은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행동력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결국 ‘지미’는 1957년부터 1971년까지 14년간 ‘국제 트럭운전자 연대‘인 [IBT]의 회장직을 맡게됩니다.
[IBT]에 가입하는 이가 날이 갈수록 불어나면서 어느덧 230만명이 넘어섰고 ‘지미’는 정계는 물론 뒷세계까지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던 그가 1975년 7월 30일, ‘미시간주’에 있는 ‘블룸필드 타운쉽’에서 돌연 자취를 감춥니다.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고 당시 그의 실종은 언론에 대서특필 될 정도로 화제가 됐습니다.
과거
1913년 2월 14일,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지미 호파’는 7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14살부터 돈을 벌기 위해 세상에 뛰어듭니다.
‘지미’는 일을 하면서 표준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열악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노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행동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지미’를 많은 노동자들은 지지했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그를 회사에서는 좋아할 리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회사를 떠나야 했지만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린 ‘지미’는 본격적인 노조 활동을 하기 위해 ‘트럭 운전자 노조’에 가입합니다.
그는 전국적으로 트럭 노조원들을 모아 통합했고 1933년까지 75,000명이던 회원이 그의 활동(물론 다른 이들도 열심히 했지만)으로 1951년에는 백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IBT]로 거듭납니다.
[IBT]는 미국에서 영향력 강한 노조로 성장했고 그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인물들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마피아들이 눈독을 들인겁니다.
덩치가 커지면 여러 마찰이 일어나고 당시 그런 마찰을 잠재우기 위해선 돈이나 권력도 중요했지만 가장 필요한 건 바로 눈앞에 장애물을 치워 줄 힘이었습니다.
마피아는 [IBT]의 자금에 끌렸고 [IBT]는 마피아의 힘이 필요했습니다. 어찌보면 서로 상부상조하는 관계였던 그들… [IBT]의 규모가 커질수록 마피아의 규모 역시 커져갔습니다.
‘지미’는 1957년에 드디어 [IBT]의 회장직을 맡게 됩니다. 정계 인물들과의 사이도 가까웠고 [IBT]내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던 ‘지미’. 하지만 굳건할 것 같던 그의 공든 탑은 어느 순간 무너집니다.
몰락
1967년 공금 이용 및 뇌물 수수, 사기 혐의가 적발되면서 ‘지미’는 13년의 징역을 선고 받습니다.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그를 견제하던 사람들에게 덜미가 잡힌거죠.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1971년 12월 23일, 그가 수감 된지 4년째 되는 날 ‘지미’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에게 로비를 합니다.
‘리처드’는 그를 석방시켜 주는 대신 1980년까지 모든 노동 조합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그렇게 ‘지미’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는 석방되자 한동안 조용히 지내나 싶었으나 어느 순간 ‘리처드’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IBT]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 지인들을 만나고 다녔습니다.
‘지미’가 감옥에 가있는 동안 [IBT]는 ‘프랭크 피츠시몬스’가 회장직을 맡고 있었고 그의 석방은 ‘프랭크’를 비롯한 그의 뒤를 봐주는 간부들에게도 살가운 것은 아니였습니다.
[IBT]에 개입돼 있던 마피아 역시 자신들에게 여러 가지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참견하던 ‘지미’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겁니다.
특히 수감 생활 당시 ‘지미’와 마찰이 있었던 마피아의 일원 ‘앤서니 프로벤자노’는 ‘지미’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지미’가 ‘앤서니’에게 [IBT]복귀를 위해 자신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당연히 ‘앤서니’는 이를 거절했지만 ‘지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실종 25
1975년 7월 30일, ‘지미’의 달력에는 [TG - 오후 2시 - 레드 폭스]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고 그는 아내에게 ‘앤서니’와 그의 동료 ‘앤서니 지아칼로네’를 만나기로 했다며 집을 나섭니다.
오후 2시 15분 무렵 ‘지미’의 아내는 약속 장소에 그들이 나타나지 않아 화를 내는 ‘지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미’는 조금만 더 기다리다 돌아갈 것이라 말했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그렇게 ‘지미’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집니다.
다음 날 오전 7시에 ‘지미’의 아내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미’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알렸고 그의 아들은 ‘레드 폭스’에서 ‘지미’의 차량을 발견합니다.
결국 그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곧바로 FBI가 수사에 참여하며 ‘지미’를 찾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우선 FBI는 ‘지미’와 약속을 잡았던 ‘앤서니’를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건 당일 지인과 함께 있었고 그런 약속을 잡은 적도 없다 발뺌합니다.
그의 알리바이는 사실로 드러났고 FBI는 수사를 이어나가는 도중 ‘레드 폭스’에서 ‘지미’가 머큐리 차량의 뒷자석에 타고 떠나는 걸 봤다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습니다.
FBI는 ‘지미’의 양아들인 ‘오브라이언’이 머큐리를 몰고 다닌 것을 알아냈고 그의 차량을 조사합니다. 뒷자석에서 혈흔이 발견돼 FBI가 이를 추궁하자 그는 생선 배달을 했을때 뭍은 것 같다고 둘러댑니다.
당시에는 DNA검사가 없었기에 FBI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지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7년 뒤에는 사망 처리됩니다. (한국은 보통 실종 5년 후 사망처리)
그 후
세월은 흘러 DNA수사 기법이 나온 시기 FBI는 ‘오브라이언’의 차에서 발견된 혈흔을 조사했고 그가 주장했던 생선피가 아닌 ‘지미’의 혈흔임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은 지속적으로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주장했고 언제 뭍었을지 모르는 희미한 혈흔만으론 그를 지속적으로 기소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결국 그는 무죄방면됩니다.
2004년에 작가 ‘찰스 브란트’는 ‘지미’의 오랜 친구이자 전문 처리꾼 ‘프랭크 쉬런’이 그의 실종과 연관 있다는 내용의 책을 출판합니다.
2013년에 실제로 ‘프랭크 쉬런’은 사건 당일 자신이 ‘지미’를 근처 주택가로 유인했고 미리 준비해둔 주택 내부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자백했습니다.
FBI는 당시 주택 내부에 남아있던 얼룩을 DNA분석했으나 ‘지미’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결국 그는 무혐의 처분 됩니다.
2019년에 이 내용을 담은 영화 ‘아이리시맨’이 개봉했는데 209분의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도 ‘지미’의 실종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추측과 증언이 나왔지만 별다른 성과는 이루지 못한 상태로 아직까지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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