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Memphis Three [우리는 죄가 없습니다]

 

 

 

1993년 5월 5일, 미국 [아칸소 주]에 있는 ‘웨스트멤피스’에서 놀러 간다며 집을 나선 3명의 소년들이 실종됩니다.

 

‘스티브 브랜치’와 ‘마이클 무어’ 그리고 ‘크리스토퍼 바이어스’는 저녁까지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오후 7시경 ‘크리스토퍼’의 양아버지가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을 중심으로 수색이 이뤄졌지만 늦은 시간이었기에 수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수색팀이 본격적으로 꾸려지며 정밀 수색이 시작됩니다. 경찰 헬기가 동원됐고 지역 봉사자들을 포함한 50여명의 수색팀이 인근 숲을 돌아다녔습니다.

 

오후 1시 45분경, 소년의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신발이 세차장 근처에 있는 개울에서 발견됩니다.

 

이 개울은 주요 배수로로 이어져 있었고 수로를 따라 수색하던 수색팀은 근처에 있는 도랑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있는 소년들을 발견합니다.

 

부검 결과 그들은 누군가에 의해 사망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범인은 한명이 아니였습니다. 소년들은 묶여 있는 상태로 발견됐는데 묶는 법이 모두 달랐던 겁니다. 

 

전문가들은 남아있는 흔적과 피해자들에게 남은 상처가 3명이상의 범인이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마을에서는 악마 숭배 의식을 치르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이번 사건에 그들의 개입이 있었을 거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사타니즘에 빠져있던 18살의 ‘데미안 에콜스’가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그는 자주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고 사탄을 숭배하는 모습은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의심하게 한겁니다.

 

물론 그가 용의자로 선정된 것이 편협한 편견에 근거한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를 심문하던 경찰은 그가 무언가 미심쩍었습니다. 

 

심문 도중 수사관 ‘브린 리지’는 ‘데미안’에게 “사건의 범인이 너냐?”고 물었고 그는 이에 대해 부정했지만 범인의 심리는 알 것 같다며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범인은 자기가 벌인 일에 대해 기분이 좋았을거야. 자신이 그런 걸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기분 째졌겠지. 범인은 아이들이 숲으로 간 것을 알고 그들에게 다가갔을걸? 아이들을 꼬드겨 숲 밖으로 나온 것도 범인이야. 아이들은 어렸고 사람들을 잘 따랐기 때문에 통제하기도 쉬웠을 거고 그가 범죄를 저지른 장소는 숲과 고속 도로 근처이기에 아이들이 소리 지르는 것에 걱정도 없었겠지.

 

전문가들은 ‘데미안’의 발언이 건방지고 있는 척 하려는 십대의 단순한 망상이라 생각했습니다. ‘데미안’은 사건 당일 집에서 여자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알리바이를 말하며 풀려납니다. 

 

그를 심문 한지 이틀 뒤인 5월 9일, 경찰은 ‘날린’이라는 목격자로부터 사건 당일 ‘데미안’이 범행 현장 근처에 있는 걸 보았다는 신고 전화를 받습니다.

 

‘날린’은 사건 당일인 5월 5일 저녁 9시 30분경 자신의 가족들과 차를 타고 길을 가던 도중 사건 현장 근처에서 진흙 투성이의 ‘데미안’을 보았다고 진술합니다.

 

하지만 단지 범죄 현장 근처에 있었다는 것 만으론 그를 범인으로 몰 수 없었고 범행 현장에선 그를 범인으로 단정 지을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건 발생 한달 후인 6월 3일, 수사를 이어나가던 경찰은 범인에 대한 실마리를 잡게됩니다.

 

탐문 수사를 하던 경찰이 근처에 살던 ‘제시 미스켈리’라는 남성에게 목격 진술을 요청했고 경찰서에 출두한 그가 ‘데미안’, ‘제이슨 볼드윈’과 함께 세명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한겁니다.

 

‘제시’는 사소한 범죄와 폭력 전과가 있던 17살의 청년이었고 IQ가 낮아 학교를 중퇴한 후 거리를 돌아다니던 양아치였습니다.

 

경찰은 그저 그에게 범죄에 관해 목격한 것이 없는가 물어보러 한 것 뿐이지만 그는 갑작스레 자신과 친구들의 범죄를 자백한겁니다.

 

심문 과정에서 ‘데미안’의 알리바이가 사라집니다. 그는 집에서 사건 발생 시각에 4명의 소녀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지만 소녀들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한 소녀는 그날 ‘데미안’과 몇 번 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이 벌어진 시간대는 아니었고 오후 8시쯤 전화했을 때 ‘데미안’의 할머니가 전화를 받더니 그가 외출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합니다.

 

다른 소녀들도 오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그와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가 범행 현장 근처에서 진흙투성이로 목격된 시간대였습니다.

 

하지만 알리바이가 사라진 것 뿐 그가 범행을 저지른 증거는 없었습니다. 처음 범행을 자백했던 ‘제시’ 역시 자신이 강압 수사로 인해 거짓 자백을 했다며 말을 바꿨습니다.

 

또한 자신이 거짓 자백을 하고 체포될 때 미란다의 원칙에 대해 고지 받았지만 자신은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주장까지 펼칩니다.

 

하지만 ‘제시’가 번복 전에 한 상세한 자백과 ‘데미안’의 거짓된 알리바이로 그들은 유력 용의자로 체포됩니다. 같이 체포된 ‘제이슨’은 모르는 일이라며 말했고 ‘제시’와 ‘데미안’ 역시 무죄를 주장합니다.

 

그들의 거주지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제이슨’이 살던 트레일러 뒤편에 있는 연못에서 피해자들의 몸에 남아있는 자상의 흔적과 일치하는 칼을 발견했지만 범행에 사용됐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시’는 재판에서 자신이 거짓 자백을 했다고 말했지만 재판부는 거짓 자백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발생하는데 그는 이러한 패턴에 속하지 않는다며 그의 자백을 증거로 받아들입니다.

 

1994년 2월 5일, ‘제시’는 결국 1급 살인과 2급 살인 두건에 대해 40년의 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징역 선고 후 그는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음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3주 후 열린 ‘데미안’과 ‘제이슨’의 재판에서 그들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데미안’은 사형을 ‘제이슨’은 종신형을 선고 받습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그들의 범죄에 대한 물적 증거는 없습니다. 그저 ‘제시’의 자백만이 있을 뿐이죠. 그들은 지속적으로 항소했고 재심 청구 의원회는 이를 받아들입니다. 

 

사건 수사 당시의 열악한 환경, ‘제시’의 낮은 IQ와 일관성 없는 진술, 물적 증거의 부재, 모든 것을 되돌려 놓는데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2010년, 계속되는 항소와 재판에 검찰측은 ‘제시’, ‘데미안’, ‘제이슨’에게 [플리 바겐]을 제안합니다.

 

[플리 바겐]이란 검찰이 수사 편의상 관련자나 피의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거나 증언을 하는 대가로 형량을 낮추거나 조정하는 협상제도입니다.

 

2011년 8월 19일, 그들은 검찰이 그들에게 유죄를 선고할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고 그에 따른 진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집행 유예 10년을 선고했고 세 사람은 18년만에 석방됩니다. (사회적으론 무죄로 취급, 하지만 법적으로는 유죄)

 

그들의 대표 변호사는 완전한 무죄를 받아내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항소를 할 것이라 인터뷰했습니다. 

 

석방된 ‘데미안’은 아내와 함께 다른 곳으로 이사했고 [아칸소 주]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며 지금은 글쓰기와 시각 예술 분야에 경력을 쌓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의 죄가 거짓이라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로 18년의 삶을 잃은 것이고 사실이라면 악랄한 범죄자들이 세상에 풀려난 것입니다.

 

그들의 범행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들만이 알 것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여러 대중매체로 소개되면서 아직까지도 진실 공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감 생활 중 ‘제시‘는 변호사에게 자신이 죄를 지었다며 자백했다 번복하기를 반복했습니다. 

 

발견된 칼이 피해자들의 양아버지 갖고 다니던 것으로 알려졌고 자주 피해자들을 학대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그들의 범행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정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