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 17:02ㆍ미스터리 & 공포
1986년 10월 23일, ‘아일랜드’ 남부에 위치한 ‘더블린’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필립 케언스’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필립’은 12시 45분 학교를 나와 자신의 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고 13시 30분에 집을 떠나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도중 사라진 것입니다.
‘필립’을 찾기 위해 수백명의 수색팀이 동원됐고 실종 1주일이 지나자 근처 호수에 잠수부까지 투입되는 대규모 수색이 벌어졌습니다.
지역 회사들은 ‘필립’의 사진을 자신들의 상품에 부착해 배포했고 범죄 전문가와 심리학자들까지 동원되며 그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필립’이 사라지고 5일동안 비가 내렸기에 수색이 더뎌지긴 했으나 수색팀은 포기하지 않았고 비가 그친 실종 6일째 되던 날, ‘필립’의 책가방이 발견됩니다.
‘필립’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골목에서 발견된 책가방. 이상한점은 그 골목은 이미 수색팀이 여러 번 수색한 장소였고 책가방이 발견된 위치는 너무 눈에 띄는 곳이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책가방을 처음 발견한 이들은 근처에 살던 아이들로 골목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했다 증언했습니다.
책가방이 전혀 젖어 있지 않았던 것도 이상했습니다. 5일동안 비가 내렸으니 계속 이 자리에 있었다면 젖어있어야 했거든요.
수사팀은 범인, 또는 제 3자가 ‘필립’의 책가방을 이 골목에 눈에 띄게 가져다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범인의 소행이라면 수사팀을 조롱하거나 본인은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일종의 신호를 발산한 것 이라는게 심리학자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제 3자가 우연히 책가방을 주워 갖고 있다가 실종된 ‘필립’의 물건이라는 것을 알고나서 두려워 가져다 놓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 경우 자신이 주운 경위를 경찰에게 설명하고 신고했으면 그만인데 말없이 갖다 놓은게 이상하다는 말이 나오긴 했으나
당시 언론에 집중 관심을 받은 사건이니 만큼 그리했으면 귀찮아지거나 잘못하면 범인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기에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다 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정확한 건 가방을 가져다 놓은 그 사람만 알것입니다. ‘필립’의 책가방 안에는 펜, 연필, 프린트, 교과서 등이 남아있었습니다.
이상한 건 수학 교과서는 남아있었으나 그날 과목에 있던 지리 교과서와 종교 서적 두권을 포함해 몇권이 없어진 것입니다.
책가방은 중요 증거로 채택되어 밀봉, 보관됩니다. 언론에 ‘필립’의 실종이 보도되면서 전국에서 400건이 넘는 목격 신고 전화가 걸려옵니다.
‘필립을 맨체스터에서 봤다’ ‘어제 마트에 갔는데 어떤 남성의 손을 잡고 있던 아이가 필립과 닮았다’ ‘혼자 길을 가던 아이가 필립같았다’
수사팀은 모든 목격 진술을 검토하고 조사, 확인해 보았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고 거짓, 허위 목격담까지 나오면서 수사의 혼란만 가져왔습니다.
남다른 성벽을 갖고 있는 사람이거나 악마 숭배자같은 극단 주의자들에 의한 범행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으나 이를 근거할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필립’의 부모님은 뉴스를 비롯해 각종 언론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살아만 있어달라는 이야기를 했고 수사팀은 최선을 다했으나 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렇게 20년이 흐른 2006년 10월, ‘필립’의 가족들은 ‘필립’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언론에 호소했고 특별 미사까지 열리며 다시 한번 대중들은 ‘필립’의 실종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필립’의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1만 유로(대략 13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공문이 전국에 퍼졌고 하루에 80명이 넘는 이들이 정보를 제공한다며 연락해왔다고 합니다.
과거 ‘더블린’에서 살았던 여성이 전에 사귀던 남자가 ‘필립’의 실종에 관련됐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09년에는 새로운 단서를 얻은 수색팀이 ‘White church Road’에 있는 숲을 봉쇄하고 수색했으나 별다른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죠.
‘필립’이 사라진지 30년이 지난 2016년 5월, 한 남성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용의자로 지목된 이는 과거 ‘더블린’에서 라디오 DJ를 하던 ‘에몬 쿡’이었습니다.
‘에몬’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 라디오 DJ를 하며 약간의 명성을 얻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대 흐름에 뒤쳐지며 결국 DJ를 은퇴한 인물이었습니다.
DJ를 은퇴한 후 그의 이름은 지역 사람들의 입에 더 많이 거론되게 됩니다. 그의 악질 범죄 때문이였죠.
1970년 중후반에 ‘에몬’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풀다가 체포됩니다. 16일간의 재판 끝에 42건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0년의 징역을 선고 받게 되죠.
석방 후에도 같은 범죄를 저지르며 2003년에 다시 체포됐고 3년후 석방된 그는 같은 범죄로 2007년에 또 체포됩니다.
증언대에 선 피해자는 ‘에몬’이 자신의 삶의 일부를 빼앗아 갔으며 결코 회복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그 후 ‘에몬’에게 ‘지옥에서 썩기를 바란다’라며 외쳤다고 합니다.
이런 범죄 경력을 지닌 ‘에몬’의 이름은 2016년에 과거 그의 피해자 중 한명인 ‘메리’(가명)가 ‘필립’의 실종과 ‘에몬’이 관련되어 있다 라는 주장을 하면서 다시 한번 거론됩니다.
‘메리’는 ‘필립’이 실종된 날 그곳에서 가까운곳에 위치한 ‘에몬’의 스튜디오 사무실에서 쓰러져있는 남자 아이를 보았고 생각해보니 그가 ‘필립’과 닮았다고 말한 것입니다.
남자 아이를 보자마자 ‘메리’는 기절했고 잠시 후 ‘에몬’의 차에서 깨어나 끔찍한 짓을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메리’의 증언으로 세간의 이목은 ‘에몬’에게 쏠립니다. 하지만 증언 만으론 그의 범죄 행위를 증명할 수 없었고 ‘에몬’은 모든 것을 부인하고 한달 뒤 폐암으로 인해 사망합니다.
‘에몬’이 사망하고 이틀 후, 그의 가족 중 한명은 ‘에몬’의 창고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필립’에게 미안하다’라고 쓰여진 손편지를 발견했습니다.
편지에는 ‘내 아들 필립’이라는 글귀가 반복적으로 나왔는데 ‘에몬’의 자식들 중 ‘필립’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는 없었습니다.
편지의 필적이 ‘에몬’의 것으로 확인됐고 검찰측은 이를 토대로 과거 ‘필립’의 가방에서 발견된 DNA를 ‘에몬’의 DNA와 비교해 보았으나 일치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에몬’이 한달만에 죽으며 결국 ‘필립’의 사건은 다시 한번 묻혀 오늘날까지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였을까요? 유력한 용의자였던 ‘에몬’?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 모든 것은 범인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그는 죽더라도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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