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3. 18:44ㆍ범죄자 이야기
새벽 2시 31분, 911 콜센터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911 : 911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달리 : 누가 들어왔어요. 누군가 침입했어요.
911 : 부인?
달리 : 그, 그들이 저와 아이를 찔렀어요
911: 네?
달리 : 그들이 저와 제 아이를 찔렀다고요, 내 아가.
911: 누군지 알겠습니까?
달리 : 아이가 죽어가요.
911 : 잠시, 잠시, 잠시만요
달리 : 서둘러 주세요.
911: 긴급상황
달리 : 저기요?
911: 잠시만요 부인.
달리 : 저기요?
911 : 긴급상황, 5801 이글 스트리트에 환자 발생.
달리 : 저기요?
911 : 부인, 구급차를 보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달리 : 하느님, 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911 : 무슨일이 있었습니까?
달리 : 아이들이 죽었어요. (비명) ‘데본‘이 죽었어요. (범인이)누군지는 모르겠어요.
911 : (출동팀에게 상황 전달 및 위치 설명 중)
달리 : 누가 이런거야?
다린 : 피를 흘리고 있어. (수화기 옆에서 들리는 남편의 목소리)
달리 : 세상에, 누가 이런거야?
911 : (반복적으로 출동팀에게 상황 전달 및 위치 설명 중)
달리 : 세상에
911 : 현재 시각 오전 2시 32분
달리 : 세상에, 세상에, 여보 어떻게해.
911 : 현재 통화중입니다. (동료 직원에게 상황설명)
달리 : 잠시만요.
911 : 아이가 칼에 찔렸다고 합니다. (상황설명)
달리 : 언제 도착하나요?
911 : 부인, 잠시만 진정하시고 이야기 해주세요.
달리 : 여기 어딘지 모르시나요?
911 : 5801 이글 스트리트. 맞지요?
달리 : 네 맞아요, 도와주세요. 다린, 난 누군지 모르겠어, 누가 이랬는지 꼭 찾아 낼 거야.
911 : 부인, 제 말좀 들어주세요
달리 : 네
911 : 저는..
달리 : 세상에
911 : (알 수 없는 소리, 아마 진정하라고 한 듯)
달리 : 세상에
911 : 부인?
달리 : 네
911 : 저랑 이야기 해요.
달리 : 뭐…뭘 이야기해요? 제 아이가 죽었다고요, 맙소사. 아가 잠깐만.
911 : 천천히…침착하게 말씀해 주세요.
달리 : 제 아이들에게 말하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911 : 무슨 일이 있던 건가요?
달리 : 아이들과 저는 아래층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집에 침입했어요. 괴한은 아이들과 저를 찔렀고 저는 그에게 저항했어요. 그는 칼을 떨어뜨리고 차고쪽으로 달아났어요. 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오 제발.
911 : 수화기 내려 놓지 마세요.
달리 : 세상에
911 : (진정시키는 중)
달리 : 조금만 버텨, 제발, 신이시여
911 : 누구와 함께 있나요?
달리 : (비명)
911 : 부인?
달리 : 네?
911 : 집에 당신과 아이들만 있나요?
달리 : 아뇨 제 남편이요. 남편이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저를 보살피고 있어요. 근데 제 아이들이 죽었어요.
911 : 알겠어요. 아이가 몇 명이죠? 두명인가요?
달리 : 두명이요. 두명이요. 제발. 누가 이런 끔찍한 짓을..
911 : 진정하시고 제말 들으세요
달리 : 기분이 안좋아요. 저도 죽어가고 있는거 같아요.
911 : 계속해서 말씀하세요.
달리 : 언제 도착하나요?
911 : (주소 반복 설명 중)
달리 : 언제 도착하냐구요.
911 :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달리 : 세상에, 누가 이런짓을? 누가 이런짓을…
911 : 아이가 몇 살이죠?
달리 : 네?
911 : 아이가 몇 살인가요?
달리 : 7살이랑 5살…세상에. 제발, 날봐 안돼….죽었어요…
911 : 진정하세요
달리 : 다린, (아이가)죽었어?
911 : 부인 성함이 ‘달리‘인가요?
달리 : 네
911 : 부인의 남편이 ‘다린‘?
달리 : 네, 제발 서둘러 주세요. (저도)죽어가고 있어요.
911 : 안에 아무도 없나요?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나요?
(신고 후 3분만에 경찰관이 ‘달리‘의 집에 도착.)
달리 : 괴한이 제 아이들을 죽였어요. 저기 차고로 달아났어요. 내 아기들은….세상에…차고에 가보세요. 칼을 버리고 그쪽으로 도망 갔어요.
911 : 괴한이 사용한 칼인가요?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달리 : 이미 제가 주워왔어요.
911 : 밖에 누가 있나요? 누군가 밖에 있나요?
달리 : 잘 모르겠어요.
911 : 네 알겠습니다. 잘들으세요, 부인. 경찰이 거의 도착했어요. 혹시 문이 열려있나요?
달리 : 아니요, 구급차는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제발 서둘러 주세요. 제발요.
911 : 알겠어요. 거기 82(경찰코드) 도착했나요?
달리 : 네? 5801 이글... 제발 서둘러 주세요.
911 : 82, 도착했나요? (출동팀과 대화중)
달리 : 세상에, 왜 이런 끔찍한 짓을….
911 : 괴한이 뭐라 했나요?
달리 : 누가 이런짓을. 저 죽을 거 같아요.
911 : 부인, 잘들으세요. 경찰관이 도착했습니다.
달리 : 네?
911 : 부인?
달리 : 네? 네?
911 : 경찰관이 현관에 도착했어요. 문 열어 주세요.
달리 : 칼이 저기 떨어졌었는데 제가 주웠어요.
911 : 알겠어요. 괜찮아요.
달리 : 혹시 (범인의)지문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다린’…. 나랑 약속해….
911 : 부인, 잠시만, 잠시만요.
달리 : 누군가 침입했었어 ‘다린’. 괴한은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어. (남편과 이야기중)
911: 알겠어요, 부인.
달리 : 괴한은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다고요.
911 : 경찰관이 거기 있나요?
달리 : 네
911 : 좋아요. 그에게 있었던 일을 말하세요. 아시겠죠?
달리 : 네, 이제 끊어도 될까요?
911 : 네, 괜찮을거에요, 경찰관에게 말하시면 됩니다.
달리 : 알겠어요.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달리’는 초록색 헝겊을 목에 대고 있었고 ‘다린‘은 쓰러져 있는 ’데본‘에게 CPR을 시도하려고 하던 찰나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데본’은 죽어있었고 동생 ‘데이먼’ 역시 잠시 후 사망하고 맙니다.
이 사건은 1996년 6월 6일, ‘텍사스주’ ‘롤레트‘에서 벌어진 비극입니다.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달리‘는 괴한이 집에 침입하여 자신과 아이들을 공격한 후 달아났다고 증언하였습니다.
괴한의 공격으로 ‘달리’는 목에 자상을 입고 살아났으나 그녀의 아이 ‘데본’과 ‘데이먼’은 사망합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5분만에 그녀의 집에 도착하였고 주위를 수색하였습니다.
‘달리’가 괴한이 달아 났다고 말한 차고의 창문 방충망이 잘려 있었고 누군가 침입하였다면 이곳을 통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경찰들은 그녀의 집 주변을 수색하였으나 괴한의 모습은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달리’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생각보다 얕은 상처를 입은 그녀는 이틀만에 퇴원을 합니다.
그녀가 안정을 취한 후 경찰관은 그날 있었던 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3명있던 ‘달리’는 사건이 있던 날 2명의 아이들과 아래층에서 잠을 청하였고 7개월 된 막내 아들과 남편은 위층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데이먼’이 ‘달리’를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일어난 그녀는 괴한이 잠을 자던 아이들을 찌르고 자신을 공격한 후 도망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사관들은 그녀의 차고지에서 핏자국을 발견하였지만 잘려 있던 창문 방충망으로 누군가가 통과한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의아해 했습니다.
집에서 70m정도 떨어진 골목길에서 발견된 양말에선 ‘데이먼’과 ‘데본’의 혈흔이 나왔고 ‘달리’는 괴한이 180cm정도의 백인 남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달리’를 의심하며 조사한 검찰은 그녀의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그로 인해 아이들을 살해 했다고 주장합니다.
검찰은 그녀가 상당한 양의 빚을 지고 있었고 신용 등급은 떨어졌으며 그동안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지내다 돈이 떨어지자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문의는 그녀의 목에 난 2mm의 상처는 부상자들이 자해 했을 때 나는 상처와 비슷하다며 모든 것이 그녀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합니다.
범행에 사용한 칼은 그녀의 집 부엌에 있던 칼이었고 그녀의 몸에 난 자상과 잠옷의 찢어진 위치가 일치하지 않자 사전에 잠옷을 칼로 찢고 스스로 몸에 상처를 낸 자작극이라는 의심은 더 깊어졌습니다.
범인이 버린 칼에선 ‘달리’의 지문 이외에 다른 이의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고 그녀의 부엌에 있던 빵을 자르는 칼에서 유리 섬유가 묻어 있는 흔적을 발견합니다.
유리 섬유는 어디서 나온것일까? 법의학 분석가들은 마침내 칼에서 발견된 유리 섬유가 ‘달리’의 집 차고지에 있는 창문 방충망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아 냅니다.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외부에서 다른 통로를 이용해 집에 침입을 하였고 칼로 아이들과 그녀를 찌른 후 도주 중 칼을 버리고 차고지로 사라진 괴한.
하지만 차고지에서 도주할만한 곳은 칼을 이용해 창문 방충망을 찢은 장소뿐인데 방충망을 찢은 칼이 부엌에 남아있다?
범인이 방충망을 자르고 부엌으로 돌아와 칼을 돌려놓고 달아났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검찰은 ‘달리’가 처음부터 차고지의 창문 방충망을 찢어두었고 아이들을 죽인 후 외부인의 소행으로 보이게 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911 신고 전화 도중 자신이 칼을 만졌다고 말하며 자신의 지문이 칼의 마지막(맨위)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뉘앙스를 말한 것 역시 의심을 가지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사건 발생 8일 후인 6월 14일, ‘달리’의 가족들이 죽은 ‘데본’의 7번째 사후 생일을 축하하는 영상을 언론사에서 입수합니다.
영상에서 ‘달리’는 아이들의 무덤에 Silly String을 뿌린 후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미소 짓고 있었고 4일 후 그녀는 두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됩니다.
그녀가 아이들의 무덤 앞에서 미소짓는 테이프를 본 배심원단은 그녀를 비난하였고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달리’는 1997년 2월 4일, 자신의 아들을 죽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달리’는 곧바로 항소하였고 그녀의 변호인단과 지지자들은 그녀가 아들의 사후 생일 파티를 하기 전 엄숙한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고의로 삭제하여 배심원단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비난하였습니다.
수년 간의 법적 논쟁 끝에 2003년 그녀의 유죄 판결은 확정되었고 텍사스의 ‘게이츠 빌 마운틴 뷰 교도소’의 사형수 감방에서 생활하며 항소를 지속적으로 요청합니다.
‘달리’의 변호사는 그녀의 집에 있는 커피 테이블에서 발견된 미확인 혈흔을 토대로 분명 침입자가 존재하였고 ‘달리’와 몸싸움 끝에 달아난 것이라 주장하며 그녀의 변호를 하였고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집 밖의 70m 지점에서 발견된 아이들의 피가 묻은 양말을 지적하며 그녀가 사전에 사건을 꾸민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2018년에 형사 지방 법원은 검찰과 국방부의 지원 하에 그녀의 집을 비롯해 증거물에서 DNA를 검사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사건은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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