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7. 12:22ㆍ범죄자 이야기
미국 텍사스주 베어 카운티에서 녹음실을 운영하고 있던 데이빗 알레한드로.
그의 스튜디오에는 음반을 내려는 많은 가수들이 오가곤 했습니다.
녹음실에는 컴퓨터를 비롯해 사운드 보드 등 전문적인 고가의 장비가 가득했고
이곳을 이용하던 랩퍼 레이 제스퍼는 그것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장비들을 훔쳐 팔면 많은 돈을 만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 레이.
데이빗이 자신을 의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한가지 계획을 세웁니다.
그의 계획은 간단했습니다. 데이빗이 혼자 있을 때를 노려 습격한 뒤 그를 살해하고
장비들을 들고 나온다. 마치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듯한 계획이었죠.
레이는 두 명의 지인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고 그들은 좋은 생각이라며 맞장구 쳤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계획은 1998년 11월 21일에 실행됩니다.
우선 레이는 녹음실에 있는 장비들을 넣을 수 있는 큰 가방을 구매했고
두 대의 승합차를 몰고 데이빗의 스튜디오로 향했습니다.
그날 녹음실 예약을 해뒀기에 스튜디오에는 데이빗과 레이의 무리 뿐이었습니다.
2시간동안 녹음을 하면서 레이는 데이빗을 살해할 기회를 살폈습니다.
녹음이 끝나 갈 무렵 레이는 데이빗의 뒤에서 그를 공격했지만 상처가 얕았고
그를 피해 도망가던 데이빗은 레이의 공범들에게 잡혀 결국 살해 당하고 맙니다.
목적을 이룬 그들은 준비한 가방에 장비들을 넣고 승합차에 실은 뒤 달아났습니다.
그들이 훔친 장비의 가격은 3만달러, 3천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고 합니다.
인근에서 비상 근무 중인 경찰관이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레이를 목격하면서
그들의 완전 범죄 계획(?)은 그렇게 수포로 돌아갑니다.
경찰관은 그들이 빠져나온 스튜디오에서 사망해있는 데이빗을 발견했고
스튜디오를 예약했던 이가 레이였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로인해 현장에선 도망칠 수 있었으나 며칠 후 자신의 집에서 체포된 레이는
처음에는 자신의 범행을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물적 증거와 스튜디오 예약 기록을 보여주며 심문하자
결국 자신이 범죄를 계획하고 두 명의 공범을 모집했다 자백했습니다.
레이의 자백으로 공범 두 명도 곧바로 체포됐고
2000년 1월 18일 열린 재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레이는 유죄를 평결 받습니다.
텍사스 법에서는 공정성 때문에 배심원단이 피고인에 죄의 여부를 평결하기 전까진
과거 특정 범위의 범죄 기록을 공개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이 유죄를 평결 받으면 과거 범죄 이력이 공개되고
이는 판사가 형벌을 선고할 때 중요 참고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범행 당시 18세였던 레이는 과거 청소년기부터 여러 범죄를 저질렀던 인물이었습니다.
무면허 운전을 비롯해 약에도 손을 대었고 여러 강도질을 저질렀던 레이.
체포 당일에도 경찰관에게 폭력을 가하려 했던 그에게 판사는
유죄 평결 이틀 뒤인 2000년 1월 20일, 사형은 선고합니다. 그건 공범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레이는 항소를 비롯해 구제청원서를 제출했지만
2012년 12월 10일, 미국 대법원은 그의 사건에 대해 모든 검토를 거부합니다.
2014년 3월 19일, 레이는 가족들에게 “서로를 돌보고 하나님께 충실하라“라는 말을 하며
사형장으로 향했고 20분 후 독극물 주사로 인해 삶을 마감합니다.
남에게 고통을 주면 그와 동일한 고통을 돌려 받는다.
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구절이 생각나는 사건이었습니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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