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이야기] 파이에 쥐약과 비소를 넣었던 여자

 

 

내니의 애플&프루네 파이

 

시간 : 45분

오븐 : 350도까지 가능한 것으로

재료 : 물 1컵, 밀가루 1컵, 버터 1컵, 달걀 3개, 설탕, 사과 4개, 말린 자두 1컵, 쥐약 5큰술

 

물, 버터, 설탕을 냄비에 넣고 끓입니다.

끓기 시작하면 밀가루를 넣고 저으세요.

 

반죽이 될 때까지 약한 불에서 저어 준 후

달걀을 넣고 부드러워 질 때까지 섞어줍니다.

 

파이 틀에 기름을 두른 후 팬의 바닥과 측면에 반죽을 깔고

파이 윗부분의 모양을 내기 위해 잘라 줍니다.

 

사과와 자두를 따뜻한 물에 넣어 주세요.

자두의 경우 하룻밤 쥐약에 담그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아, 쥐약은 철물점에서 파는 걸 사시면 됩니다.

 

준비된 사과와 자두를 파이 위에 얹고 달콤한 주스를 붓습니다.

주스는 쥐약의 맛을 감춰주거든요.

 

비소 타르트가 남아 있으면 설탕과 함께 적당히 넣어주세요.

 

파이를 예열 된 오븐에 45분 동안 넣어주세요.

가끔 확인하시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45분 후 오븐에서 갓 나온 파이에 설탕을 뿌려주면 완성!!

 

 

앞서 보신 레시피는 독극물로 범죄를 저지른 내니 도스라는 여성을

풍자하기 위해 쓴 많은 글 중 하나입니다. 

 

1905년 11월, 미국 앨라배마주의 애니스톤에서 태어난 낸시 헤이즐.

지인들은 그녀를 애칭인 내니라 불렀습니다.

 

내니가 7살때 친척집에 방문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가던 중

갑작스런 정차로 인해 그녀는 앞좌석에 있는 쇠막대기에 머리를 부딪혀 부상을 입게 됩니다. 

 

그 후 몇 년 동안 그녀는 심한 두통과 우울증에 시달렸고 후에 내니의 가족들은

그녀가 저지른 범행의 이유가 이때 머리를 부딪혔기 때문이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엄격한 가부장적 남성으로 자신의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 보다

농장에서 일을 하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자녀들이 화장이나 매력적인 옷을 입는 것을 금지 시켰고

파티를 비롯해 사회적 행사에 참여하는 것 역시 반대합니다.

 

그는 그것이 남자들의 성추행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억압은 되려 내니에게는 독이나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아버지는 그녀의 모든 행동을 억압하려 했고 그것은 결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내건 조건은 평소 아는 인물이어야 하고 미혼이며 가족이 적어야 한다였습니다. 

 

그녀는 직장 동료였던 찰리 브래그와

아버지의 허락 하에 4개월간 연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찰리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남성이었는데

내니는 시어머니와 한집에 살게 되면서 자주 싸웠고 그로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녀의 스트레스는 4년간 4명의 딸을 낳으면서 더욱 강해졌고

술과 담배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무렵 부부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내니와 찰리는 항상 말다툼을 벌였고 서로 불륜을 하고 있다며 의심했습니다.  

 

그러던 중 1927년, 두 명의 자녀가 식중독으로 인해 갑작스레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 일로 인해 1년 후 찰리는 내니와 이혼을 하게됩니다.

 

후에 찰리는 자신이 내니와 이혼한 이유가

그녀가 무서워서 였다고 밝혔습니다.

 

1929년에 내니는 재혼을 했고 16년 후 그녀의 맏딸 멜비나는 아이를 낳게 됩니다.

손주를 보게 된 내니는 웃음을 지었지만 그 웃음에는 무언가 결여돼 있었습니다.

 

2년 후 일을 마치고 돌아온 멜비나는 남편과 동생에게 맡겼던 자신의 아이가

사망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이의 머리에는 모자핀이 꽂혀 있었습니다. 

 

남편은 좀 전에 장모님이 아이를 보러 왔었는데 그녀가 핀을 들고 있었던 것을 봤다며

자신들이 안보는 사이에 내니가 그러한 짓을 저지른 거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내니는 자신이 그런 짓을 벌이지 않았으며 그럴 이유도 없다 말했습니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내니는 무죄로 풀려납니다.

 

멜비나는 아이를 잃은 슬픔에 남편과 헤어졌고 다른 남성을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내니는 그런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겼기에 모녀는 자주 말다툼을 벌이곤 했습니다.

 

내니와 멜비나가 크게 말다툼을 벌인 1945년 7월 어느 날,

멜비나는 내니와 자신의 아들을 집에 놔둔 상태로 화를 식히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아버지에게 신세 한탄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 멜비나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를 맞이한 것은 아들 로버트의 죽음이었습니다.

 

명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로버트는 질식사로 사망 기록부에 기재됐고

두 달 후 내니는 로버트의 사망 보험금 500달러를 챙깁니다.

 

누가 봐도 내니가 의심스러웠지만 두 아이를 잃은 멜비나에겐

그녀와 싸울 힘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자신의 어머니가 그런 짓을 벌였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내니의 두 번째 남편은 폭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을 증오했고

어느 날 정원을 손질하던 중 남편이 숨겨둔 위스키를 발견합니다.

 

그날 저녁 내니의 남편은 위스키를 먹고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앞선 내니의 주변 인물들의 죽음은 역시 모두 그녀의 범행이었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때로는 돈 때문에…

내니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단지 그러한 이유들 때문이었습니다. 

 

세 번째 남편의 죽음 역시 돈 때문이었습니다.

여행 중 만난 알리 래닝과 결혼하게 된 내니는 그가 갖고 있던 아파트에 눈독을 들입니다.

 

하지만 알리는 아파트를 자신의 여동생에게 임대해 주었기에 내니가 손을 쓸 방법이 없었고

결국 그녀는 다시 범행을 저지릅니다.

 

얼마 후 알리는 심부전으로 인해 사망했고 아파트는 불에 탔으며

내니는 화재 보험금을 얻게 됩니다.

 

네 번째 남편 역시 내니와 함께 살며 시름시름 앓다 사망했습니다.

그런 그녀의 범행이 들킨 것은 다섯 번째 남편이 죽고 나서였습니다. 

 

1953년 6월, 사무엘 도스와 다섯 번째 결혼을 한 내니.

1954년 9월에 사무엘은 독감 증세로 인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됩니다.

 

담당 의사는 사무엘이 독감이 아닌 감염 증상이 있다 말하며

아직은 미미한 편이기에 평소 먹는 것에 조심하고 통원 치료를 받으라 진단했습니다.

 

그렇게 10월 5일에 퇴원한 사무엘은 10월 12일에 사망했고

다음 날 내니는 사무엘의 사망 보험금을 보험사에 요청합니다. 35

 

 

가장 먼저 의심을 했던 인물은 사무엘을 진단했던 담당의였습니다.

사무엘이 이렇게 갑작스레 사망할 정도로 몸이 허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결국 담당의는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다 기록하며 법적으로 부검이 가능하게 했고

사무엘의 몸에서 대량의 비소를 발견합니다.

 

한동안 감염 때문에 다른 이들과 접촉을 하지 않았던 사무엘과

항시 같이 있을 수 있던 인물은 내니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내니는 유력 용의자로 체포됩니다. 체포 당시 그녀는 지속적으로 웃었다고 합니다.

그 웃음은 전에 보여주었던 무언가 결여된 웃음이었습니다.

 

심문 당시 내니는 자신의 모든 범죄를 자백하면서도 웃음을 그치지 않았기에

언론에서는 그녀를 “웃는 할머니” “즐거운 과부”라 불렀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녀가 자신의 범행을 정신 이상의 소행으로 보이기 위해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주장했지만 이것은 알 수 없습니다.  

 

1955년 5월 17일에 내니는 종신형을 선고 받습니다.

그녀가 저지른 범행 치고는 너무 가벼운 형벌이었습니다.

 

1965년 6월 2일, 59세의 내니는

오클라호마 주립 교도소의 병원 병동에서 백혈병으로 사망합니다.

 

그녀가 저지른 범행이 가족들의 말처럼 어릴 때 머리를 다쳐서 인지

아니면 그녀에게 무언가 결여돼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벌인 범행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슬픈 감정도 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죄책감과 슬픔을 가지는 것은 남겨진 유가족들과 지인들입니다.

이러한 범죄가, 이러한 슬픔들이 사라지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