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22. 10:48ㆍ범죄자 이야기
미국 아이다호주에 있는 작은 마을 벨레뷰.
이곳에 사는 앨런과 다이앤 존슨은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들 부부는 20년 전에 마을 주민들의 축복 속에 결혼했고 앨런은 조경 회사의
공동소유주로, 다이앤은 금융 회사에서 일을 하며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있었습니다.
행복한 가정, 안정 된 삶, 사랑스러운 두 자녀.
이들 부부의 삶은 언제나 행복의 연속이었습니다.
지속될 것 같던 행복이 무너져 내린 2003년 9월 2일 이른 아침.
그들의 딸인 사라 존슨은 아침부터 이웃집의 문을 부실 듯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이웃주민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던 사라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고
숨을 가다듬은 그녀는 집에 무슨 일이 벌어졌다며 911에 전화를 걸어달라 요청합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방안에서 발견한 것은
사망해 있는 앨런과 다이앤이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있던 다이앤과 침실 안쪽 욕실에서 발견 된 앨런의 몸에는 탄흔이 남아있었고
바닥엔 오른쪽 가죽 장갑 하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라는 오전 6시 15분경에 일어났을 때
샤워 소리와 부모님의 대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른 시간에 일어난 탓에 잠을 다시 청하려 돌아 누웠던 사라의 귀에
두발의 총소리가 들려옵니다.
깜짝 놀란 사라는 곧바로 총소리가 울린 부모님의 침실로 뛰어갔습니다.
닫혀있던 문을 열어볼 용기가 생기지 않아 어머니를 불렀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겁에 질린 사라는 집 밖으로 뛰어나와 옆집에 도움을 청했고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의해 부모님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경찰은 집 주변을 통제하며 범인이 남긴 흔적을 찾기 위해 수색하던 중
집 밖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혈흔이 묻은 분홍색 목욕 가운과 두 종류의 장갑을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침대 바닥에서 발견된 가죽 장갑의 나머지 한쪽이었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 라텍스 장갑이었습니다.
또한 경찰은 앨런과 다이앤의 침실에서부터 복도를 가로질러 사라의 침실까지 이어진
혈흔 자국과 뼈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 사라는 부모님의 침실 문은 열려있지 않았고
어머니를 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자 겁에 질려 집을 뛰쳐나왔다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는 범인이 앨런과 다이앤의 침실 문이 열린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그 시기에 사라의 방문 역시 열려있었다 주장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이 닫힌 상태로 범행이 일어났다면 문과 문틀까지 튄 혈흔이
이어진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데 현장은 그러지 않았던 겁니다.
게다가 사라의 방문 안쪽에서 발견된 뼈 조각은 범행 당시
앨런과 다이앤의 방문이 열려있음은 물론이고 사라의 방문 역시 열려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니면 범인이 문을 열고 범행을 저지른 뒤 사라가 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문을 닫았던 것일까요?
하지만 이것 말고도 사라는 무언가 수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쓰레기통에서 발견 된 분홍색 목욕 가운을 사라에게 보여주자
그녀가 한 첫 마디는 “저는 범인이 아니에요.“였습니다.
당시까지는 아무도 사라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장 상황과 그녀의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에 경찰은 그녀를 심문합니다.
심문 과정에서 그녀는 부모님의 침실 문이 약간 열려있었던 것 같다며 말을 바꿨고
범인이 최근 도둑질을 해서 해고 된 가정부라 주장했습니다.
외부 침입의 흔적이 없었던 집. 지속적으로 말을 바꾸는 사라.
경찰은 사라를 의심했지만 그녀는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침묵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이앤이 소유한 게스트 하우스의 지하 차고에서
한자루의 총이 발견됩니다. 범행에 사용 된 총이 분명했습니다.
총은 다이앤이 소유한 게스트 하우스에 살던 멜 스피글스의 총으로 밝혀졌고
경찰은 그를 심문했지만 그에게는 알리바이가 있었습니다.
노동절 주말 동안 집을 비웠던 멜은 총을 옷장에 보관했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누군가 훔쳐갔다 밝혔습니다.
멜에게 총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의 집을 몰래 들어갈 수 있는 인물.
다이앤이 가진 게스트 하우스의 보조키를 몰래 훔칠 수 있는 인물. 사라였습니다.
쓰레기통에서 발견 된 분홍색 가운에서 다이앤과 사라의 DNA가 발견됐고
가죽 장갑에선 총기 잔류물이, 라텍스 장갑에선 사라의 DNA가 발견됩니다.
사라에겐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다이앤과 앨런은 그녀의 남자친구를 달가워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 이민자에 약에까지 손을 댄 그런 남자친구를 사귄다니 어느 부모가 좋아할까요?
사건이 일어나기 5일 전인 8월 29일, 사라는 부모님에게 친구들과 밤을 보낸다
거짓말을 한 뒤 남자친구와 단 둘이 밤을 지샙니다.
그것을 알게 된 부모님은 사라에게 화를 내었고 사라는 자신이 남자친구와 약혼을 했으며
혼인 신고를 할 예정이라 말해 그들의 화를 북돋았습니다.
이제 겨우 16살이 된 사라가 19살의 남자친구와 그것도 불법 이민자인 남성과
결혼을 한다는 것은 부모로서는 절대 용납하지 못할 일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부모와 싸운 사라는 9월 2일,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지릅니다.
자신과 남자친구의 관계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말이죠.
배심원은 11시간의 심의 끝에 사라에게 1급 살인 두건에 관해 유죄를 평결했고
판사는 그녀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 두건과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합니다.
사라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은 뒤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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