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7. 16:40ㆍ범죄자 이야기
‘리넷 화이트’. ‘영국’ ‘사우스 웨일즈’ 출신인 그녀는 어릴 적 집을 나온 뒤
밤거리에서 생활하며 삶을 이어나가던 여성이었습니다.
당시 밤문화를 취재하던 한 기자는 그녀와 인터뷰를 했고
“‘카디프’에서 일하는 가장 눈에 띄는 여성‘이라 표현했습니다.
1988년까지 그녀는 남자 친구인 ‘스티븐 밀러’의 방탕한 생활을 위해 항상 일을 했습니다.
동거 생활을 하며 홀로 일하는 ‘리넷’은 하루도 쉴 날이 없었죠.
1988년 2월 9일, 항상 바쁘게 일을 하던 ‘리넷’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녀는 5일동안 누구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았고 실종 당일에도 말없이 밖을 나갔습니다.
2월 14일에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실종 당일 ‘리넷’이 지인인 ‘빌데이’라는 여성에게
아파트 열쇠를 받았고 그 뒤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처음에 ‘빌데이’는 그 아파트를 경찰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넷’이 들어갔던 방은 호객 행위를 위해 만들어 진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보조키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녀는 경찰을 돌려보냈지만
잠시 후 그들은 체포영장을 들고 나타납니다.
사실 ‘리넷’은 실종 전 어느 사건에 대해 검찰 측 증인으로 소환 될 예정이었습니다.
검찰은 그녀가 증인석에 서기 두려워 몸을 피했다 생각해 체포영장을 발부한겁니다.
그렇게 아파트의 문은 억지로 열어졌고 그곳에서 사망한 상태의 ‘리넷’이 발견됩니다.
경찰은 그녀가 숨어있었다 생각했지만 사망한 모습으로 발견되자 당황했습니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어 보이는 듯한 방, 누군가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창문을 사용한 흔적. 그리고 그녀의 손에 남은 방어흔.
모든 것이 누군가 고의로 ‘리넷’을 살해하고 도망갔다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처음 의심 받은 것은 아파트 열쇠를 건내 줬던 ‘빌데이’였습니다.
하지만 ‘리넷’의 몸에서 발견 된 남성의 흔적 때문에 그녀의 혐의는 곧바로 풀립니다.
범인은 무정자증에 AB혈액형을 가진 남성이라는 게 밝혀진 겁니다.
부검 결과 그녀의 사망일은 오늘 새벽 1시에서 4시 사이.
즉 2월 9일 사라졌던 그녀는 2월 14일 새벽에 사망한 것입니다.
‘리넷’의 손목 시계는 1시 45분에 멈춰있었는데
경찰은 그 시간이 범행 시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날 이른 새벽 아파트 근처에서 무언가 두려워 하듯 달아나는 남성을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납니다.
목격자는 그 남성이 30대 중반의 백인에 검은 머리를 하고 있다 증언했고
그의 증언을 바탕으로 몽타주가 만들어졌습니다.
몽타주와 혈액형, 그리고 무정자증의 남성. 이 단서를 가지고 ‘리넷’의 주변 인물들을
조사했지만 경찰은 그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합니다.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던 검찰은 사건의 범인을 꼭 잡아야 했습니다.
그들은 결국 범죄자들을 중심으로 용의자를 선발했고 그들을 ‘Mr.X’라 불렀습니다.
‘Mr.X’에는 ‘리넷’의 남자친구 ‘스티븐’ 또한 포함돼 있었는데 검찰은 19차례의 심문을 하며
그를 몰아갔고 결국 그의 입에서 자신이 범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스티븐’은 자신이 4명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 자백했고
1990년 11월 22일, 그들 중 그를 포함한 총 3명이 종신형을 선고 받습니다.
하지만 시민 단체는 재판이 잘못됐다 말합니다. ‘스티븐’은 성인이지만 11살의
정신연령을 가지고 있으며 자백하기 전 범행에 대해 307번 부인했다는 것이 밝혀진 겁니다.
시민 단체는 검찰이 범인 만들기에 급급해 아무 죄도 없는 그들을 체포했다 비난했습니다.
실제로 그들 중 AB형인 사람도 무정자증인 사람도 없었습니다.
1992년 12월 4일에 항소 법원은 심문 당시 검찰이 ‘스티븐’에게
정신적 위해를 가해 억지 진술을 받아냈다 판단하며 3명 모두 풀려나게 됩니다.
석방 된 이들 중 ‘유세프’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치료를 받았으며
자신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지르지 않은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는 것이 본인에게 일어나기 전까진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없을 겁니다. 우리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당시 감옥에서 우린 상담이 필요했지만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았죠.”
언론의 비난을 받은 검찰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DNA수사 기법이 발달한 2002년 1월,
법의학자들은 현장에서 발견 된 DNA로 범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 남성의 DNA가 부분적인 일치를 보였는데 이는 그의 혈연 중 범인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렇게 2003년 2월 28일, 그 남성의 삼촌이었던 ‘제리프 가포르’가 체포 됩니다.
‘제리프’는 자신의 죄를 인정했고
2003년 7월 4일에 12년 8개월의 징역을 선고 받습니다.
그가 체포 된 후 앞서 ‘스티븐’을 포함 죄 없는 이들을 범인으로 몰기 위해
불법 수사를 벌였던 경찰관들이 3년의 징역을 선고 받았다고 합니다.
범인을 잡고 싶었던 그들의 심정은 이해하나 그렇다고 죄 없는 이들에게
범행을 뒤집어 씌우려 한 행동은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렇게 ‘리넷 화이트’의 사건은 ‘영국’ 재판부와 검찰, 경찰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결국 운 좋게 진범이 잡히며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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