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1. 18:21ㆍ범죄자 이야기
1997년 5월 9일, ‘이탈리아’ ‘사피엔자 대학교’에 다니던 ‘마르타 루소’가
다음 수업이 있는 건물로 가기 위해 걸어가고 있을 때 총성이 울렸습니다.
‘마르타’는 쓰러졌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5일 뒤에 결국 사망하고 맙니다.
당시 ‘이탈리아’에선 대학교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난 사례가 없었기에 사람들은 황당해 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외출을 막았고
볼일이 있는 이들은 튼튼한 헬멧을 착용하고 나서야 외출이 가능했습니다.
원래 범행에는 대부분 동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르타’의 경우
원한 관계도 전혀 없었고 정치적, 종교적 신념도 없던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전문가는 법의학적 분석 끝에 옆쪽 건물에 있는 철학과 독서실 2층에서
범인이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났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독서실 창문의 문턱에는 이곳이 범인이 있었던 장소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듯
화약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범행 시간대에 이 건물에 있었고
독서실을 이용할 수 있었던 25명의 사람들이 유력 용의자로 심문을 받게 됩니다.
그러던 중 도서관 사서가 사건 당시 창가에서 무언가 손에 들고 밖을 주시하다
급하게 도망가듯 독서실을 빠져나간 남성 두 명이 있었다는 증언을 합니다.
철학과 수업을 진행하는 시간제 강사 ‘지오반니 스카톤’과
그의 수업을 듣던 ‘살바토레 페라로’는 그렇게 살인 혐의로 체포됩니다.
독서실에 가지 않았다 말하던 그들을 그곳에서 봤다는 또 다른 목격자가 나오자
이번엔 그럴 동기가 없다 주장합니다.
실제로 그들이 범행을 저지를 동기도 없었습니다. 피해자인 ‘마르타’와는
만난 적도 없었고 과거 다른 범행을 저질렀던 전과 기록도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검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완전 범죄’를 꿈꾸던 그들에게
동기가 없다는 것은 ‘완전 범죄’의 중요 포인트라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렇게 확실한 증거, 동기가 없는 상황에서
재판은 필연적으로 피고인과 검찰 사이의 신빙성 경쟁이 되었습니다.
평소에 그들이 총에 관심이 많았던 총기 매니아였고 ‘완전 범죄‘라는 것에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토론을 자주 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재판의 흐름은 그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갑니다.
그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했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도 나오지 않은 마당에
자신들을 범인으로 몰아간다며 반박했습니다.
2003년에 재판부는 검찰과 그들의 주장을 반씩 들어줬습니다. (서로 합의하에)
즉 그들이 범죄를 저질렀지만 계획적이지는 않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그날 ‘지오반니’가 독서실 창문에서 총을 갖고 놀던 중 갑자기 폭발해
우연히 지나가던 ‘마르타’가 총을 맞고 사망했다 결론지었습니다.
판사는 결국 계획적 살인을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비자발적 살인 혐의로
‘지오반니’에겐 5년 4개월 형을 ‘살바토레’에겐 4년 2개월 형을 선고 합니다.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하는 그들을 보고 ‘마르타’의 부모님은
“우린 범죄자들의 인권만 보장 해주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라며 분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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