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30. 13:58ㆍ범죄자 이야기
2007년 7월 1일, ‘이란’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레이하네 자바리’는 카페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업무 이야기가 오갔고 그 내용을 옆에서 듣고 있던 한 남성이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자신을 ‘사르반디’라 소개한 남성은 그녀에게 사무실 개조를 해야 하는데 혹시 봐줄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레이하네’는 갑작스러웠지만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한 ‘사르반디’가 인테리어에 관한 질문과 사진을 보여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자 며칠 후 미팅을 갖자고 말합니다.
그로부터 6일 뒤인 7월 7일, 두 남녀는 카페에서 다시 만났고 ‘사르반디’는 직접 사무실을 보여 준다며 그녀를 차에 태웁니다.
사무실로 향하던 도중 ‘사르반디’는 약국에 잠시 들러 사올 것이 있다며 다녀왔고 잠시 후 그의 사무실에 도착해 둘러보던 ‘레이하네’에게 그는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붉게 물든 스카프(히잡)를 한 ‘레이하네’가 서둘러 ‘사르반디’의 사무실을 빠져나왔고 그녀는 그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갔습니다.
다음날 새벽 2시. ‘레이하네’의 집에 경찰이 방문합니다. 그녀는 ‘사르반디’ 살인죄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7월 7일 ‘사르반디’의 사무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우선 ‘레이하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사무실을 둘러보던 ‘레이하네’는 이상한 낌새를 느낍니다. 오랫동안 사람의 흔적이 없었던 것인 마냥 전체적으로 먼지가 많았던 겁니다.
분명 ‘사르반디’는 ‘레이하네’에게 운영중에 잠시 개조를 위해 며칠 간 비워둔 사무실이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먼지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녀가 입구쪽으로 다가가려 할때 ‘사르반디’가 그 앞을 막아섰고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스카프(히잡)를 벗으라 명령합니다.
‘레이하네’는 떨리는 목소리로 거부 의사를 밝혔고 그녀를 지켜보던 ‘사르반디’가 갑작스레 덮치려 하자 ‘레이하네’는 갖고 있던 칼을 휘두르며 저항했습니다.
그녀가 휘두른 칼에 ‘사르반디’가 어깨를 베여 머뭇거리는 사이 그녀는 문으로 빠져나가려 했고 그때 밖에 지나가던 한 남성(A라 칭함)이 현장을 목격하고 ‘사르반디’를 저지합니다.
두 남성이 싸우는 사이 ‘레이하네’는 곧바로 그곳을 빠져나와 정처 없이 떠돌다 밤늦게 집에 도착했고 몇시간 후 체포된 겁니다. 여기까지가 ‘레이하네’의 주장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사르반디’를 찔렀던 것을 인정했지만 그 뒤의 상황은 전혀 모른다고 자백했습니다. 경찰은 그녀가 말했던 ‘A’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그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체포된 후 ‘레이하네’는 가족이나 변호사의 접견이 금지된 상태로 두달 동안 독방에 감금됩니다.
‘사르반디’의 가족들은 ‘레이하네’가 계획적으로 그를 죽였다 생각했습니다. 우선 그들은 사건 발생 이틀 전 ‘레이하네’가 흉기를 구입한 점을 지목합니다.
그녀의 변호사는 호신용으로 갖고 다닌 것이며 ‘사르반디’가 그날 약국에서 사온 것은 수면제와 진정제, 콘돔이었던 점을 들어 그가 ‘레이하네’를 어찌 해보려다 운나쁘게 사망했다 주장했습니다.
이란의 법률은 살인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원할 경우 사형 선고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그녀를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9년, 그녀는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UN인권 위원회가 경찰이 심문 과정에서 2달동안 그녀를 고문하고 협박해 거짓 자백을 강요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그녀의 형 집행은 잠시 유예됩니다.
하지만 2014년 10월 25일, 결국 그녀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 일로 국제 사면 위원회는 그녀가 결함 있는 수사 끝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테헤란 법원’을 비난했습니다.
‘사르반디’의 사인이 어깨에 나있는 자상으로 인한 과다 출혈이니 그녀가 그를 죽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당방위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세부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그녀는 사형대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 했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난이 거세지자 ‘테헤란 검찰’은 다음과 같은 성명발표를 합니다.
‘레이하네’는 피해자의 휴대 전화에 걸려 온 마지막 통화자라 용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레이하네’의 집에서 피 묻은 스카프와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발견했다.
‘레이하네’는 사건 이틀 전에 흉기를 구입한 것을 인정했다.
‘레이하네’는 사건 발생 3일 전 자신의 친구에게 “오늘 밤에 그를 죽일 것 같아”라는 문자를 보냈다.
‘레이하네’는 처음에 ‘A’라는 제 3의 인물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자 수사에 혼선을 주려 했다고 자백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유가족에게 자비를 요청했지만 그들은 ‘레이하네’를 용서하지 않았고 결국 그녀의 형이 집행됐다.
‘테헤란 검찰’의 성명문이 과연 진실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협박과 고문에 의한 거짓 자백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진짜로 계획 범행을 저지른 것인지는 그녀만이 알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레이하네’는 형장의 이슬이 되면서 끝내 침묵했습니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고 익명으로 장기를 기증해달라고 요청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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