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 14:14ㆍ범죄자 이야기
[검은과부거미](Black Widow)라 불린 ‘마리 베스나드’는 20세기 중반에 연쇄 독살범 혐의를 받은 인물입니다.
[검은과부거미]는 방울뱀의 15배가 넘는 맹독을 소유했고 짝짓기가 끝나면 자신의 짝을 잡아 먹어 걸로 유명합니다. 오늘은 이런 무서운 별명이 붙은 그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1896년 8월 15일에 [프랑스]의 ‘루덩‘에서 태어난 그녀는 평범하게 자랐고 1919년, 사촌인 ’오귀스트 안티니‘와 결혼했습니다. 그 후 그녀 주변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평범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중 결혼 8년 만에 ‘오귀스트’가 갑작스레 병에 걸려 시름 시름 앓다 사망하고 맙니다. 공식적인 사망 원인은 결핵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병에 취약했고 근처에 큰 병원도 없던 터라 병치레로 사망하는 경우도 꽤 있었기에 그의 죽음은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겨졌습니다.
2년 후 ‘마리’는 ‘레온 베스나드’와 재혼을 합니다. ‘레온’의 아버지 ‘랄프’(가명)는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한 사람이었고 생전에 자신의 아들에게 재산의 일부를 넘겨줬습니다.
‘레온’과 ‘마리’는 그런 ‘랄프’에게 감사하다며 저녁 식사에 초대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를 하던 ‘랄프’는 숟가락을 떨어뜨리더니 갑작스레 쓰러졌습니다.
그 뒤로 ‘랄프’는 결국 일어나지 못합니다. 3개월 후 ‘레온’의 어머니 역시 폐렴으로 돌아가셨고 몇 주 후 ‘레온’의 여동생마저 죽으면서 ‘랄프’의 모든 재산을 ‘레온’이 물려받습니다.
‘마리’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한두명씩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1940년 5월에 ‘마리’는 아버지의 병간호를 맡았고 보름 뒤 그녀의 아버지 역시 뇌출혈로 사망하고 맙니다.
‘마리’의 집에 세 들어 살던 그녀의 친구 부부 역시 죽음을 피해 갈 순 없었습니다. 그녀의 남편 ‘레온’ 역시 말이죠.
당시 ‘레온’은 계속되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에 ‘마리’가 연관돼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은 지인에게 “내 아내가 이상한 액체를 넣은 수프를 그들에게 대접했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었죠.
며칠 후 ‘레온’은 고통을 느껴 비뇨기과에 방문했고 잠시 뒤 [요독증]*으로 인해 결국 사망하고 맙니다.
신장의 기능이 극도로 저하하여 오줌으로 배설되어야 할 각종 노폐물이 혈액 속에 축적되어 일어나는 중독 증세.
‘레온’이 아내인 ‘마리’를 의심하던 이야기를 들었던 그의 지인은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고 1949년 5월 11일, 치안 판사는 ‘레온’의 시신 부검을 수락합니다.
부검 결과 그의 몸에서 19.45mg의 비소(독약)가 발견됐고 곧바로 ‘마리’는 체포됩니다. 경찰은 그동안 ‘마리’ 주변 인물들의 죽음 역시 조사하기 시작했고 총 13명의 시신에서 비소가 나왔습니다.
이어진 재판에서 검찰은 시신들을 부검한 결과 그들이 천천히 비소에 중독돼 사망에 이르렀고 이는 ‘마리’가 재산을 노리고 벌인 일이라 주장합니다.
‘마리’의 변호사는 꽃과 아연 장식물 등으로 인해 묘지의 땅이 오염돼 비소가 시신들의 몸에 남아있을 수 있고 혹여 그게 아니더라도 ‘마리’의 짓인지 증명할 증거 없이 그녀를 범인으로 확정 지어선 안된다 반론합니다.
재판부는 묘지의 토양에 대한 조사 실시를 위해 10월까지 휴정을 선언했고 ‘마리’는 감옥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검찰측은 ‘마리’가 범인이라 확신했고 그녀는 결백하다 주장했죠.
모든 것을 증명하는데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살인 혐의로 1949년 7월 21일에 체포됐던 ‘마리’는 12년 만인 1961년 12월 12일에 무죄로 방면됩니다.
과거 제가 다뤘던 이야기 중 ‘마리’와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장티푸스를 몰고 다닌 여인 ‘메리 말론’이죠.
‘메리’의 경우 신체 일부에서 장티푸스 박테리아가 발생했기에 병을 전염시켰습니다. 물론 당시 정부의 음모론이라는 주장도 있긴 했지만요.
만약 ‘마리’가 ‘메리’와 비슷한 신체를 갖고 있다면 그녀는 억울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가 주변인들의 죽음으로 부를 축적한 것은 사실이고 피해자들의 몸에서 모두 비소가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석방 후 그녀의 주변에서 다른 피해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1980년에 84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합니다.
과연 ‘마리’는 억울한 피해자였을까요? 아니면 자신의 이득을 위해 남을 독살한 여인이었을까요?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채 프랑스 법조계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사건 중 하나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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